[데스크칼럼]출발선 김두겸 시장과 구청장·군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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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출발선 김두겸 시장과 구청장·군수에게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2.06.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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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수 서울본부장(부국장)

“유능한 어선의 선장은 고기를 잡고 있을 때조차 어느 어장으로 갈지 한발 앞서 생각합니다.”

참치 브랜드 하나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김재철 동원산업그룹 명예회장. 그는 1969년 낡은 어선 2척으로 한국 원양업의 대항해 시대를 개척했다. 올해 86세인 그는 경영의 은퇴를 선언하면서 “변화의 시대에 먼저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AI(인공지능)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울산광역시 승격전까지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혁규 지사는 1995년 지방선거당시 전국 처음으로 ‘경영도정’을 선언, 도내 기업의 중국진출의 길을 트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 김혁규발 중국진출 신호탄을 계기로 이후 많은 지자체와 국내기업이 중국진출에 러시를 이뤘다는 평가다.

대그룹은 물론 자치단체장 역시 시대정신과 뛰어난 감각, 경영 마인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과목이 되고 있다.

민선 8기 출범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을 비롯해 구청장·군수 등이 오는 7월1일 임기 4년의 출발선에 서게 된다. 김 시장은 114만 울산 대그룹 총수와도 진배없다. 김영길·서동욱·김종훈·박천동·이순걸 당선인 등 구청장과 군수는 시장과의 협업으로 ‘계열사 CEO’와도 다름없다. 모두 산전수전을 두루 겪은 선수들이다.

시대적 흐름은 수준높은 정치소비자들의 눈높이에 걸맞는 세련된 선진행정이다. 고품격 창의적 행정 마인드는 필수다.

공식 취임식을 1주일 앞둔 지금, 취임사 준비는 어떠한가?

이루지도 못할 화려한 수식어만을 총 동원하는 건 사실상 낙제다. 혹여라도 연설문 작성 전문가들의 손을 빌어 달콤하고도 추상적인 취임사로 포장하려 한다면 당장 휴지통에 버려라. 비록 서툰 문장일지라도 선거과정에서 만났던 수많은 시민들의 기대에 찬 얼굴을 떠올리며 밤을 지새더라도 직접 쓰는 게 어떨까. 반영구 보존되는 취임사는 실천이 확고한 비전과 리더의 철학을 녹이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담아야 한다.

국정과 달리 지방행정은 디테일도 매우 중요하다. 시민들이 기대하는 주요 사업에 대해선 착수와 함께 마무리 시점, 예상되는 주민 행복지수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중심부 산업수도 울산은 벌써 ‘환갑’의 언저리에서 동맥경화 현상에 직면해 있다. 회생의 몸부림에도 성장의 동력마저 꺾이고 있다. 산업 전반 인프라의 노후로 중·대형 산업재해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정부 대처방안에서부터 시와 구군별 24시간 안전 메뉴얼 역시 필수항목이다.

선거를 통해 행여 달라지지 않을까 ‘시간에 기댄’ 시민들에겐 희망의 메시지도 내놓아야 한다. 거리마다 표를 달라고 읍소할 때와, 취임직후부터 되 갚아야 할 ‘외상값’의 함수관계는 의외로 간단하다. 오래도록 밀리면 이자를 더해 큰 빚이 되기 마련이다. 4년후 연장전의 기회는 없을 수도 있다.

단체별 주요 기관장 등 요직에 대한 인사는 ‘캠코’(선거캠프·코드인사)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선출직 리더의 정무적 현실에서 인사는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이후부턴 ‘단칼 정신’이 필수다. 시민이 위임한 직위 또는 혈세로 봉급을 받는 사람들의 신상필벌에 대해선 ‘내로남불’은 과감하게 버림과 동시에 단호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밖에도 전직 시장과 구군단체장이 추진 또는 이뤄놓은 질높은 상품에 대해선 연장을, 철저한 검정과정을 거친결과 시민들에게 비효율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에 대해선 재검토하되 신중하게 처리하는 게 옳다고 본다.

청와대를 떠난 어느 전직 고위인사는 “자고 일어나니 5년이 후딱 지나간 것 같다”고 회고했다. 성공과 실패의 평가는 출발선 부터다. 동원그룹 김 명예회장은 “본업을 버리면 망하고, 본업만 해도 망한다는 명언이 있다”고 했다. 내일이면 ‘미수’(88세)가 되는 초고령에도 시대를 앞서가는 융합형 리더의 중요성을 웅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금의 국내외 상황을 ‘비상경제 시국’이라고 판단, 총력제체로 전환하고 있다. 김두겸 시정부와 구군단체장 역시 ‘융합형 리더’의 마인드로 울산 경제회생책을 위한 비상한 준비체제와 동시에, 기필코 성공행정을 기대한다.

김두수 서울본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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