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성큼 다가온 고령화, 이제는 노년층 사회기반을 갖춰나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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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성큼 다가온 고령화, 이제는 노년층 사회기반을 갖춰나갈 때
  • 경상일보
  • 승인 2022.07.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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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현 울산병원 이사장

얼마 전 통계청에서 ‘2020~2050 장래인구추계 시·도편’ 이라는 통계를 발표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지역언론들에서 꽤 많이 인용되는걸 봤다. 울산이 부각되어서 더욱 그런 듯 한데, 2020년 대비 2050년 생산연령인구 비율(14세 이상~65세 미만)이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크게 감소(50% 이상)하는 걸로 나왔기 때문이다.

30년 후의 이야기라 와닿지 않는다면 이건 어떤가. 작년 울산시의 인구유출비율은 -1.2%로 16개 시·도 가운데 최고치였다. 유출된 인구 중 41.0%는 직업을 이유로 거주를 옮겼으며, 그 중 가장 많은 비율이 청년층이라 한다. 이 역시 언론을 통해 접한 자료다.

수년 전부터 인구문제가 부각되며 이런 통계자료들이 많이 인용되고 있다. 울산은 흔히 다른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도시로 꼽혔기에 우려가 더욱 깊은 듯 하다. 정치권에선 젊은층을 위한 일자리 대책 등이 공약으로 자주 제시된다. 문제가 심각하다, 당장 어떻게 해야하는게 아니냐는 말들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이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필자가 논하기엔 전문성이 떨어질 듯 하다.

하지만 부끄러움을 감안하고 감히 제의를 해보고 싶다. 이런 가정과 질문을 한번 던져보길 말이다.

만약 저 예측대로 30년 후에 울산이 급속한 고령화가 된다면, 그리고 그걸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우린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할까?

출산율 저하 대책과 인구 수 유지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향후 비경제활동 세대를 부양하게 될 젊은 세대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다각도의 대책은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노력과는 별개로, ‘인구 수’라는 수치에 급급해 더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는건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인구 고령화는 비록 정도 차이는 있지만 사회가 발전함에 수반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경제적 여유와 개인 사생활 중시가 커짐에 따라 출산율은 점점 떨어지게 되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평균수명은 점점 연장된다. 또한 자녀 출산와 관련해 나름의 가치관이 이미 서있는 성인이라면 그 가치관은 단시간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고령화 사회를 막는 노력과 별개로, 만약 이게 현실이 될 때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더 나아가 그러한 사회구조에서도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령화 사회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었을 때에도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령화 사회를 막기 위해 특정계층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게 될 가능한 많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이 다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그러다보면 생각이 청년층을 넘어 노년층에게까지 가게 된다.

울산은 젊은 도시라는 대외적 이미지에 가려 본의 아니게 간과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광역시 중 가장 취약한 의료환경은 대표적인 예 가운데 하나다. 이 도시에 거주하게 될 젊은층을 위한 일자리 대책 못지않게 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노년층을 위한 사회기반을 더욱 튼튼히 갖춰나가는 것은, 인구대책에 뭔가 역행하는 듯 보일 수 있으나, 인구라는 단어와 수치에 급급하기보다 그를 이루고 있는 사람 개개인의 입장을 생각할 때 필요한 일이다.

청장년층 입장에서도 이 도시에 터전을 잡고 나이가 들어갔을 때, 즉 노년기를 맞이하게 되었을 때 얼마나 삶의 질을 괜찮게 유지할 수 있는지도 거주 선택의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론 장기적인 대책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그러기 위해선 우린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 그 중 울산은 무엇을 해야 할까, 라는 문제인식을 넘어 좀 더 현실적인 통찰이 이뤄지길 바란다.

임성현 울산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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