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5월23일 자진해서 사퇴한 정호영 전 후보자가 청문회 도입 후 복지부 장관 후보자 신분으로 낙마한 첫 사례였다. 정 전 후보자에 이어 지명된 김 후보자도 같은 길을 가게 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 김용준 안대희 2명의 총리 후보자가 연달아 낙마한 적은 있다. 하지만 장관 후보자가 2번 연속 사전 검증의 벽을 넘지 못해 스스로 물러난 사례는 헌정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정 전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과거 칼럼 내용, 자녀 편입 의혹 등으로 십자포화를 맞았다.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과 정치자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해선 ‘한방’은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그를 수사 의뢰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이와 관련, 김 장관 후보자는 이날 복지부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저는 오늘 자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합니다”라며 물러났다.
복지부 장관의 잇따른 실각에 관가 일각에선 장관 단명 부처로 회자했던 복지부의 이른바 ‘장관 잔혹사’가 다른 형태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임명을 재가했다고 대변인실이 밝혔다. 또 사법연수원 동기(23회)인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윤 대통령의 임명 강행 사실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발표한 직후 언론에 공개됐다. 박 부총리와 김 의장 모두 원 구성 협상 지연으로 인한 국회 공백 속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새 정부들어 청문회 없이 임명된 것은 김창기 국세청장에 이어 두 번째다.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송 교수는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연수원 시절 행정고시(36회)와 외무고시(27회)에 모두 합격해 이른바 고시 3관왕을 달성했다. 송 교수는 상법 분야 권위자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재계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엔 당초 여성 법조인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하마평에 올랐었다. 하지만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 등 다른 인사들이 거명되던 끝에 결국 송 교수로 낙점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도 국회에 요청했다. 송부 기한은 오는 8일까지 닷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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