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에 올 수 있으니까 정말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폭염에 전기료와 물가까지, 밥 해먹을 생각만 해도 숨이 턱턱 막혀….”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맞이하는 여름 찜통더위에 무더위쉼터인 경로당을 찾는 노인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특히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에 전기료까지 크게 오르면서 노인가구 등의 시름이 깊어지는 상황이어서 경로당이 톡톡한 피서지 역할을 하고 있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4일 오후 3시30분 삼산 제2경로당.
30℃를 넘는 날씨는 습도가 65%에 달해 체감 온도가 31℃를 웃돌았으나 이곳에는 노래 수업의 열기가 한창이다.
평균 연령이 75세라는 이 곳에는 노인들이 매일 20명 이상 찾는다.
경로당 회장 박상희(여·76·남구 삼산동)씨는 “우리 경로당은 인원이 많아 2달에 쌀 20kg 3포대를 먹는다. 매일같이 경로당에 나와 밥을 해 먹을 수 있어 잠시나마 물가와 전기료 걱정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로당 등을 다시 찾지 못할까봐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각종 방역 물품을 구비해 놓는 등 노력하고 있다.
경로당 측은 오전·오후 할 것 없이 노인들이 찾고 있고 지역 내 노인 복지관 등을 찾는 노인들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혼자서는 밥을 거르기 쉽지만 경로당 등 시설에서는 전기료나 물가 등 걱정없이 식사를 챙길 수 있고 시설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수업으로 더위도 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울산시 노인돌봄서비스 대상 노인은 모두 8045명, 경로당은 840개소다. 이 가운데 562개소가 무더위 쉼터로 지정돼 있다.
각 구·군에서는 노인가장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돌봄 전문 인력을 파견하고 주중과 주말 모두 비상 근무를 서는 등 여름철 폭염 대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일반 경로당 외에도 노인 복지관, 취약계층 수를 파악해 구군과 시가 연계해 (취약대상을) 유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노인가구 점검 등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폭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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