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예인’ 기녀 심자란 추모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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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예인’ 기녀 심자란 추모공연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2.07.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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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숙 판소리연구소는 오는 18일 울산 동헌 잔디마당에서 ‘예와 의의 기녀 심자란 기일 기념 추모 공연’을 한다.
소리꾼 이선숙 명창이 울산 출신인 예(藝)와 의(義)의 기녀 심자란을 추모하는 공연을 마련한다.

이선숙 판소리연구소(소장 이선숙)는 오는 18일 오전 11시 울산 동헌 잔디마당에서 ‘예와 의의 기녀 심자란 기일 기념 추모 공연’을 한다.

심자란(沈紫鸞·1725~1742)은 문헌에 등장하는 울산 최초의 예인이다. 단아한 용모에 음악적 감각이 타고났다고 알려진 자란은 어려서 울산 부사 권상일(權相一)의 눈에 띄어 울산 병영교방에서 예기(藝技)를 익혔다. 이후 경상좌도 병영 우후 윤면일(尹勉一)의 총애를 받았으나, 애틋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부조리한 신분제도와 권력의 횡포에 저항하다 18세의 나이로 이름 없이 사라졌다.

그녀의 자취는 부사 윤지태의 권유로 박민효의 <상체헌집>에 남아있다. 이 명창은 심자란을 재조명하기 위해 울산박물관에서 <상체헌집>을 찾아, ‘자란전’을 직접 번역했다. 그동안 알려진 그녀의 삶이 왜곡되고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고 번역본도 완성하고, 지난 6월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렉처 콘서트 자란전’을 마련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란의 기일인 오는 18일(음력 6월20일) 선양회도 창립한다. 이 명창이 마련하는 추모공연은 ‘울산예인 심자란 선양회’ 창립공연을 겸하고 있다. 공연은 오다혜씨가 임동창 작곡의 ‘자연가’를 부르고, 영화 서편제 OST ‘천년학’을 정은아씨가 대금으로 들려준다. 또 이선숙 명창의 상엿소리와 진혼무 등이 이어지며 모든 참석자가 함께 ‘한오백년’과 ‘아리랑’을 부르며 자란의 넋을 위로할 예정이다.

이 명창은 “심자란은 불운한 시대와 불행한 신분이었지만, 온몸으로 세상에 저항하다 울산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간 실존 인물”이라며 “예와 의를 몸과 마음으로 승화시킨 울산의 예인 심자란을 통해 울산 문화 예술의 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명창은 “자란의 외로운 삶이 사비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열리는 심자란 기일 기념 추모 공연으로 조금이나마 위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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