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임기말 ‘알박기 인사’로 임명된 공공기관 주요 보직자 59명 중 상당수가 아직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국민의힘에서 추가 명단을 공개한 것이다.
권명호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2017년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서 상임위원을 지낸 박종운 변호사는 지난 3월18일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가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종료 약 두 달 전이고, 윤석열 대선 후보 당선 직후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 부위원장이었던 이상원씨도 대선 직후인 3월15일 건설근로자공제회 비상임이사로 임명됐다. 전임자 임기가 올해 말까지였지만 임기를 마치지 않고 사임했고, 보궐 자리에 이 씨가 들어갔다. 남은 임기는 올해 12월24일까지이다.
이들을 포함해 총 22명의 인사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만료 전 주요 공공기관 이사 등 요직에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비서실 인사로는 4명이 확인됐다.
김종호 전 민정수석은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배재정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상임감사가 됐다.
박종만 전 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인천공항시설관리 상임감사로, 국정상황실 선임행정관 최용선씨는 한전KPS 비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노무현 정부 업무혁신비서관을 지낸 민기영 한국전기안전공사 비상임이사 등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5인도 확인됐다.
민주당 국회의원 주변 인사들도 이름을 올렸다.
박범계 의원의 혁신성장 정책특보였던 곽영교씨는 한국중부발전 상임감사위원이 됐고, 박수현 전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권재홍씨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상임감사가 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나 지지 모임, 민주당 산하 위원회, 민주당 지자체장·기관장의 임명직 출신 등도 공공기관들에 새 자리를 꾸렸다.
이밖에 지난 2018년 5월 문 전 대통령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정상회담에서 통역을 맡았던 오은경 동덕여대 유라시아투르크연구소장은 올해 1월 말 한전 자회사 한국서부발전의 비상임이사 자리를 맡았다.
작년 12월 말에는 지난 정부 치안감으로 승진한 이상로 전 인천경찰청장이 한국서부발전의 상임감사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지난 총선에 나섰던 원경환 전 서울경찰청장은 대한석탄공사 기관장으로 임명됐다.
이와 관련, 권명호 의원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맞지 않는 인사들이 공공기관장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서로 어색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오히려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 인사들이 선택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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