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현대차 노사와 울산시가 손을 맞잡았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올해 임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벌여 61.9%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2조원을 투자해 울산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오는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울산시는 20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금협상 타결을 축하했으며, 전기차 공장 설립에 대해서는 모든 행정력을 다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현대차의 임금협상 타결과 2조원대 전기차 공장 투자는 그 동안 침체 일로에 빠져 있던 울산 경제에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 확실하다. 특히 이번 현대차 임금협상은 ‘4년 연속 타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사가 4년간 분규 없이 협상을 마무리지었다는 것은 그만큼 노사문화가 무르익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에 따라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은 지역 산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며, 전기차 공장 설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금협상 타결이 울산지역 경제를 악순환의 고리에서 선순환의 고리로 돌려놓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장 신설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울산시가 공격적으로 행정적, 법적 절차를 지원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우리 직원을 현대차에 파견해서라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행정 지원뿐 아니라, 공장부지가 부족하면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울산에 설립될 전기차 전용공장은 많은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전기차 공장 내에 20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고, 주변에는 전기차와 관련된 부품기업들이 대거 모여들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계속 줄어들었던 인구는 전기차 양산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울산 전체의 소득이 올라가면서 인근 상권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속도다. 지금 세계는 전기차 개발과 판매에 전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걸음이라도 뒤처지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무한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는 것이다. 김두겸 시장의 말대로 울산시는 공격적으로 행정적·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현대차는 전기차 양산이 하루빨리 이뤄지도록 과감하게 공장건설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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