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울산 남구 여천천 일대 산책로로 향하자 더운 공기에 섞여 물비린내가 진하게 올라왔다.
여천천은 뿌옇게 변해 진녹색에 가까운 색을 띄고 있다.
공단과 맞닿은 여천천 하류에서는 하수도 악취도 여전한 상황이다.
김모(26·남구 신정동)씨는 “거리두기 해제로 마스크를 벗고 산책하면서 물비린내가 많이 나서 불편하다. 날이 더워지면서 악취도 짙어지고 있다”면서 “공단과 연결된 여천천은 하수구 냄새가 나 근처로는 거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천천을 지나는 다리 위에 조성된 휴식 공간인 희망고래선에 대한 주민 민원도 이어졌다.
희망고래선에는 벤치 5개와 테이블 7개, 간이 카페 등이 조성돼 있지만 주말이 지나면 희망고래선 쓰레기통에 쓰레기와 음식물이 뒤섞인 채 가득 차 악취가 발생한다.
이곳에 조성된 간이 카페는 집기도 없이 텅 비어있어 활용되지 않고 있다. 간이 카페가 다리 위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낮 시간대 유동 인구도 적기 때문이다.
여천천을 활용한 산책로와 휴게 공간 조성에만 힘쓰느라 공간 수요 조사나 사후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남구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희망고래선은 쓰레기통이 없는 휴식 공간이었지만 일부 주민들이 곳곳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면서 부득이하게 쓰레기통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고, 쓰레기통이 생기면서 생활 쓰레기 등을 무단 투기하는 주민들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남구는 시설물 관리 목적으로 CCTV를 24시간 동안 가동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현장 근로자가 따로 있어 비가 오거나 악취 민원이 발생했을 때 즉각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빗물받이에 무단으로 투기한 쓰레기가 쌓여 여천천으로 흘러 들어가기도 해 구조적인 한계도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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