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풀리자 고개드는 성범죄…대학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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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풀리자 고개드는 성범죄…대학가 ‘비상’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2.07.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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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대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범죄 관련 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등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울산 모 대학에 다니는 A(20)씨는 “최근 동아리 모임 중 같은 동아리 B 선배가 술을 권하며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등 불편한 상황을 겪어 피하기 위해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지만 B 선배가 집가는 길까지 따라와 큰 일을 겪을 뻔했다”고 경험을 토로했다. A씨는 다음날 다른 선배한테서 “B가 술먹으면 원래 좀 그래”라는 말을 듣고 동아리를 탈퇴했다고 밝혔다.

대학생 C(25)씨는 “동아리 내에서 적지않게 일어나는 일이다. 술 기운에 그랬다며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 학교도 계속 다녀야하니 애매하게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동아리 등 단체활동 과정에서 성범죄가 발생하는 일이 잦지만 성범죄에 대한 인식 부재로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다는 취지로 인식된다.

실제로 울산의 한 대학 커뮤니티에는 최근 성추행 관련 게시글이 게재됐고, 이전 게시글에는 성추행 합의금을 묻는 글도 올랐다.

대학생 D(26)씨는 “드러나지 않은 사건도 많을 것”이라며 “다만 성범죄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데 유독 남자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거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대학가를 중심으로 성 관련 범죄 발생 소문이 잇따르면서 대학들도 비상이 걸렸다.

울산지역 한 대학교는 각 건물 출입구와 주차장, 도로 등에 CCTV 270대를 설치했고, 교내에는 사설 보안업체가 상주해있다. 방학에는 외부인이나 타 과 학생들의 출입을 막기위해 허가받은 학생만 전자패드에 학생증을 인식해야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다른 대학들도 CCTV 확충 등 범죄예방 대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거나 대학가 근처 골목 등에서 추행을 당했다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단체 모임은 줄고 개별적으로 만나는 모임이 많아지면서 성범죄의 발생 개연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울산지역 성범죄는 1분기 대비 2분기에 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확실히 이전보다 각종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매일 1~2건은 추행 관련 신고가 들어오고 이에 비례해 출동 건수도 증가했다. 성범죄 같은 경우는 신고 즉시 조치가 어려워 현장 출동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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