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범수 국회의원이 후반기 상임위를 국토교통위원회로 옮기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들을 만나 울산선바위지구 공동주택지구 조성사업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서의원은 “강제수용되는 지역주민 동의 및 충분한 보상을 전제로 개발해야 하며, UNIST와 연계된 첨단의료복합타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LH측도 “울산과학기술원 등 주변과 연계한 의료복합R&D단지 구축 및 태화강·선바위 공원 등 자연을 활용한 생태친화공간과 융복합자족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울산시민 모두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태화강 수변공간을 LH에 고스란히 내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선바위지구는 애초 울산의 미래를 위한 개발 계획이 아니다. 국토부가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입암들(선바위지구 183만㎡)에 LH 공동주택 1만5000채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4월29일이다. 당시 수도권 부동산 대란의 해결책으로 전국 25만채 공동주택을 짓겠다고 하고는 고작 울산 1만5000채와 대전 상서 3000채의 2개 신규택지 공급계획을 밝히는데 그쳤다. 전국 25만채는 유야무야 되고 울산선바위지구만 LH에 넘겨진 것이다. 울산의 장기적 도시계획과 연관해 재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선바위지구는 울산시가 울주군과 나눠져 있을 때 도시경계지역에 지정된 GB이므로 해제가 시급한 지역임에는 분명하다. 이렇게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울산시민들의 염원이자 김두겸 울산시장의 1호 공약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목적이 도시의 확장과 균형있는 도시조성에 있는 것이지 도시의 독창성(urbanity)을 훼손할 우려가 큰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이 목적은 아니다. LH는 서범수 의원에게 의료복합R&D단지와 생태친화공간, 융복합 자족도시 등 그럴듯한 계획을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거듭 확인이 필요하다. 단지 혁신도시처럼 공동주택단지, 상업지구, 근린생활지구, 산학연클러스터 지구 등으로 나누어 분양하려는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미 LH는 태화강변과 다운2지구 등 엄청난 규모의 태화강변 부지를 아파트 단지로 만들고 있다.
파리 세느강과 런던 템즈강이 세계적 관광지가 된 것은 강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강변을 따라 들어선 공공문화시설의 풍성함 덕택이다. 선바위지구는 울산 도심지에 마지막 남은 태화강 수변공간이다. 울산의 미래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공공시설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울산시 차원의 체계적 개발계획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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