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800년 전 유물의 흔적으로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가 열린다.
울산박물관(관장 신형석)은 6일부터 12월11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I에서 올해 제3차 특별기획전 ‘고려 바다의 비밀 800년 전 해상교류의 흔적’을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울산박물관이 해상교류 역사를 잘 간직하고 있는 울산에서 우리나라 수중고고학 중심 연구기관인 전남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함께 기획한 것이다.
전시는 침몰된 당시 무역선에서 발굴된 유물과 함께 고려시대 해상운송과 교류, 선상(船上) 생활문화 등도 소개하는 △너의 바다 ‘신안선과 동아시아 해상교류’ △나의 바다 ‘고려의 해상교류’ △하나의 바다 등 총 3부로 구성했다.
1부 너의 바다 ‘신안선과 동아시아 해상교류’에서는 우리나라 수중 발굴의 시발점인 1976년 원나라 선박인 신안선의 발굴 유물을 중심으로 당시 항해술을 바탕으로 해양 실크로드에서 이뤄진 국제교류 등을 소개한다.
2부 나의 바다 ‘고려의 해상교류’에서는 고려시대 국내를 연결하던 바닷길에 주목해 조운선과 주요 운송품, 청자 등을 전시한다.
3부 하나의 바다에서는 선원들이 배 안에서 사용하였던 물건들과 울주 연자도 유적에서 나온 고급 청자를 통해 바다를 중심으로 생활했던 고려시대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특별기획전에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해양유물전시관과 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수중문화재 일부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광주박물관에서 대여한 자료, 울산박물관의 울주 연자도 유적 출토유물 등 실물 334점과 모형 11점, 영상 6편이 전시된다.
울주 온산 앞바다인 연자도 유적에서 출토된 고려청자를 비롯해 지난 1976년 수중 발굴된 신안선(1323년 침몰) 출토 중국 자기와 각종 유물, 군산 십이동파도선(12세기 침몰)·태안선(1131년 침몰)·태안 마도 1호선(1208년 침몰 추정)·마도 2호선(1213년 이전 침몰)·마도 3호선(1265~8년 운항, 침몰)·마도 4호선(15세기 초반 침몰)·진도 명량대첩 해역 등에서 출토된 고려청자와 화물표인 목간·죽간 등이다.
또 올해 4월 보물로 지정된 청자 사자모양 뚜껑향로(靑磁獅子形蓋香爐), 청자상감 버드나무·갈대·대나무·꽃무늬 매병(靑磁象嵌柳蘆竹花卉文梅甁)과 죽찰(竹札), 청자 연꽃무늬 매병(靑磁陰刻蓮花折枝文梅甁), 청자 두꺼비모양 벼루(靑磁堆花文蟾形硯)를 비롯하여, 신안선 출토 원나라 청자들과 각종 유물, 수중 발굴된 청자·목간·도기, 그리고 울주 연자도 출토 청자베개·청자잔·도기 등도 있다.
전시 기간에는 전시 이해를 위해 연계 교육프로그램과 큐레이터와의 대화, 관련 영화 상영 등도 수시로 개최할 예정이다.
신형석 울산박물관장은 “서남해 수중 문화재를 울산에서 처음 전시하게 됐다. 그동안 쉽게 보지 못한 유물인 만큼 박물관을 찾아 국내 수중고고학 성과와 해상운송·교류 역사를 만나보고, 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