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의 더불어나무(8)]석남사의 노각나무
상태바
[윤석의 더불어나무(8)]석남사의 노각나무
  • 경상일보
  • 승인 2022.09.07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가지산 아래 석남사에는 마치 문어가 바위를 집어 삼키려는 듯한 모습의 노각나무(사진)가 있다. 석남사 경내로 들어서 기념품 판매점에서 청운교를 건너지 말고 계속 남쪽 길로 약 100m 걸어가다가 왼편으로 살짝 도는 지점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나무를 보고 있으면 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만나게 되는 반얀나무가 연상된다. 바위 위로 거침없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반얀나무는 한문으로는 용수(榕樹)로 표기되는 나무다. 대만에서는 ‘달리는 나무’로 불린다. 사원(寺院)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어떤 곳은 건물 자체를 집어 삼킨 나무도 있었다. 이 나무는 실처럼 생긴 뿌리가 나와 굵어지면서 옮겨가고 뿌리가 줄기처럼 굵어진다.

석남사 노각나무도 바위 위에서 태어나 바위 아래로 뿌리가 내려왔다. 물과 양분을 찾아 내려온 뿌리는 줄기가 되어 점차 굵어지고 있다. 나무뿌리가 시작되는 부분은 바위와 만나 수피를 넓게 펼쳤다. 바위를 삼키는 입처럼 보인다.

노각나무는 학명에도 동백과 유사하다는 의미가 있다. 동백, 차나무와 같은 성씨를 사용하는 집안이다. 꽃도 차나무와 모양이 같으나 크기는 더 크다. 재질이 단단하여 목재용으로 사용된다. 이름은 나무껍질이 사슴뿔처럼 보드랍고 황금빛을 가진 아름다운 나무라는 뜻에서 녹각(鹿角)나무였다가 발음이 쉬운 노각이 됐다고 한다. 또 나무껍질이 검어 해오라기 다리 갔다고 하여 노각(鷺脚)이 됐다고 하나 근거는 없다. 북한 자료인 <조선산림식물도설>에는 평안도에서는 나무껍질이 비단 같다하여 ‘비단나무’로 기록되어 있다.

전 세계 노각나무 종류는 20종 가까이 있다고 한다. 그중 우리나라 나무가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한편, 경상도에서는 때죽나무를 ‘노각나무’라고 지칭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