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다 내달부터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울산지역 자영업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종업원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나홀로 자영업자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모습이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의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수익은 주는 상황이 지속되며 폐업을 고려하는 업종들도 확산되지 않을지 우려의 시각이 높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울산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호박(127.6%), 배추(77.9%), 오이(76.0%), 풋고추(67.1%), 부추(67.0%), 무(44.9%), 깻잎(43.6%) 등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전기·가스요금도 내달부터 인상돼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다음달부터 전기요금 기준 연료비를 1kWh당 4.9원 인상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전기요금 기준연료비를 1kWh당 9.8원 올리기로 하고 지난 4월 1kWh당 4.9원 올린 바 있다.
가스요금도 다음달부터 MJ(메가줄) 당 2.3원으로 0.4원 오른다. 정부는 지난해 말 가스요금을 인상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5월 MJ 당 1.23원, 7월 0.67원, 10월 0.4원 등 순차적으로 가스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울주군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인건비, 전기요금, 가스요금 뿐만 아니라 식자재 가격까지 오르면서 장사하기 너무 힘들어졌다. 신종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지난달에는 1개 업소를 폐업했다”며 “PC방 이용료를 올리려고 해도 그럴 경우 이용객이 줄까봐 선뜻 올리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남구에서 게임방을 운영하고 있는 B씨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에 고착화되면서 가게에 오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 정부에서 지원금을 준다고 해도 가게 규모가 크다보니 지원금 가지고는 월세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더이상 미래가 보이지 않아 업종전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물가에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직원 없이 혼자 가게를 본 나홀로 사장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7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기대비 4만9000명(1.1%) 증가한 433만9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7월 기준으로 2008년(456만7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19년 2월 이후 42개월 연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남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가게에서 한달동안 진행하는 이벤트 행사에 단기 아르바이트생 시급을 1만원으로 잡고 모집공고를 올렸지만 지원자가 없어 애를 먹었다”며 “고물가에 손님이 줄어 시급 올리기는 어렵고 장사를 안 할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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