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느낌을 소박한 문체로 묘사한 시편을 묶은 책이 나왔다.
한병윤(사진) 시조시인이 자신의 일상에서 보고 느낀 감정의 목소리를 담은 자신의 5번째 작품집 <봄은 땅밑으로 온다>를 펴냈다.
6부로 엮은 시조시집에는 울산의 자연을 담은 ‘태화강’ ‘대왕암공원’ ‘반구대 암각화’와 인근 양산과 경주의 ‘서운암’ ‘양남 주상절리’ 등의 경관 등의 느낌을 담은 113편의 글귀가 수록됐다.

‘겨울 철새 나래 끝에 매달려 온 냉기를/ 태화강 대숲 밑에 첨벙첨벙 풀어놓고/ 1급수 파아란 속살에 삶의 소리 퍼넌다// 얼음 밑을 깨우는 물고기 지느러미/ 떼 지어 오고 가는 물주름 영상들/ 한낮의 겨울 햇볕에 유빙 하는 얼음 조각// 1월의 강바람이 마른 갈대 목을 감고/ 질긴 힘살로 안다리를 걸고 있다/ 쩡쩡쩡 얼음 금 가는 소리 태화강을 울린다’-‘태화강’
한 시조시인은 “길 가다가 넘어지면 일어나 목적지를 향해 가고 초장을 쓰다가 연필이 부러지면 다시 깎아 종장을 썼다”며 “물이 깊으면 그 소리가 고요하듯 심연에 내재된 정형의 노래를 가슴으로 읊는 마음으로 시조를 작성했다”고 책을 펴낸 소감을 밝혔다.
한병윤 시조시인은 1989년 월간 <동양문학> 시 부문 신인상에 당선되며 문단에 등단했다. 시집 <쉼표> <발걸음>, 시조집 <빛줄기에 피는 아침> <겨울 마라도에서> 등이 있다. 현재 울산문인협회, 울산시조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시조문학협회, 한국공무원문학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시조집은 울산문화재단의 ‘2022 울산예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했다. 135쪽, 1만5000원, 돌담길.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