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남알프스케이블카, 정주여건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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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영남알프스케이블카, 정주여건 위해서도 필요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09.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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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케이블카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한다. 거의 20여년간 하네마네 시간을 끌어온 터라 영남알프스케이블카(주) 대표가 21일 울주군을 방문해 10월초에 협약을 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아직도 반신반의다. 지난 7월에만 해도 울주군은 8월에 협약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는데 또 2개월이 지연됐다. 내년 9월 착공하고 2025년 8월 준공이 목표라고 하는데 두고 볼 일이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는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의욕적으로 추진에 나섰지만 번번이 뒷걸음질을 해왔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허가가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환경단체의 반발이 발목을 잡기도 했다. 민선7기에서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의 의견이 오락가락 하면서 지지부진해지기도 했다. 이번에는 김두겸 울산시장과 이순걸 울주군수가 모두 케이블카 설치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블카가 없는 도시는 울산 밖에 없다고 할만큼 전국적으로 관광산업의 핵심시설인양 케이블카 설치가 러시를 이뤘다. 그러나 케이블카가 기대만큼 수익을 내는 도시가 많진 않다. 케이블카가 워낙 흔해져서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외지 방문객이 찾는 경우도 거의 없다. 특히 영남알프스처럼 산지에 있는 케이블카는 경관적으로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진 않으므로 그 자체로 관광수익이 되긴 어렵다. 영남알프스케이블카만의 독창적 매력을 만들거나 아니면 아예 케이블카 설치 목적을 정주여건 향상으로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영남알프스는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1000m급 산봉우리가 9개가 연이어 있는 아름다운 산군이다. 문제는 걸어서 산을 오를 수 있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만 허락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름다운 영남알프스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 있다. 신불재와 간월재의 멋진 풍광을 외지 관광객들에게만 내주고 있는 셈이다.

케이블카로 인해 일반 사람들이 쉽게 산에 오르면 환경이 훼손된다거나 케이블카 설치 자체가 환경훼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오히려 그동안 산을 멍들게 한 것은 의식 없는 일부 등산객들이 아닌가. 등산의 편의를 위해 수많은 산길을 내는 것이 케이블카 보다 환경훼손을 덜한다고 주장할 근거도 없다.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산들에도 케이블카, 모노레일, 산악열차 등 온갖 교통수단이 다 운영되고 있다.

케이블카는 관광사업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교통수단으로서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다. 관광사업이 아니라 울산시민들의 정주여건 향상이란 관점에서 케이블카를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영남알프스가 가까이 있어 ‘살고 싶은 울산’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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