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직원, 1.5배 일해도 임금은 더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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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직원, 1.5배 일해도 임금은 더 낮아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2.10.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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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를 파악한 결과,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는 원청 기업 근로자보다 일은 50% 더 하면서도 임금은 50~70% 수준밖에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나서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당장 다음달 ‘조선업 원하청 상생협의체’를 가동해 내년 2월까지 상생 협약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지만, 30년간 누적돼온 문제를 과연 원하청 ‘자율’로 해결할 수 있겠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조선산업 격차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고용부는 대책을 마련하기에 앞서 조선업 노동시장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선업에서는 원청과 하청 기업간 이중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용부에 따르면 조선업 근로자는 원청 4만1000명, 하청 5만2000명 등 총 9만3000명이다. 이 중 생산직은 원청 2만3000명, 하청 4만8000명 등 총 7만1000명이다. 현재 조선업 생산직 중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70%에 달하지만, 1990년에는 21%였다. 조선업은 모든 업종 중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고용부는 2016년 이후 조선업 장기 불황으로 하청업체 근로자의 상여금이 삭감되는 등 임금 수준이 저하됐다고 봤다. 고용부가 현장 방문과 간담회를 통해 인터뷰한 결과, 하청업체 근로자의 연 수입은 원청 근로자의 50~70% 수준이다. 원청의 기본급은 하청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지만, 월급의 800%(약 2000만원) 수준의 상여금을 받았다. 하청업체 숙련공의 평균 시급은 1만1600원이고, 상여금은 없다.

그러면서도 원청 근로자는 연간 180일을 일하고, 하청 근로자는 270일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 근로자들은 휴무일과 연차 휴가가 있는 반면, 하청 근로자들은 야근과 특근이 잦고, 휴무일과 무관하게 일했다. 고용부는 “근로시간까지 고려하면 원청과 하청 근로자 간 실제 임금격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정부는 주요 조선사와 협력업체들이 참여하는 ‘조선업 원하청 상생협의체’를 오는 11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그 시작으로 이날 현대중공업 등 조선 5사와 ‘조선업 재도약을 위한 상생협력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후 협의체에서는 원하청이 함께 적정 기성금(원청이 하청에 지급하는 공사대금), 이익 공유 등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협의체 논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2월께는 원하청 상생협약 체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애초 원하청 간 권력 관계에 불균형이 있는 상태인 데다 30년이 넘는 고착화된 이중구조 문제를 상생협의체에서 자율로 해결할 수 있겠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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