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불참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힌데 이어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 수사에 반발하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 “악어의 눈물쇼” “정치 그만두고 눈물 연기 배우하는 게 낫겠다”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방금 전 대통령의 시정 연설을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듣게 됐다. 20여년 정치활동에서 처음 보는 광경이다. 그야말로 민주당 입법독재가 임계점을 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정면 겨냥, “당 대표의 범죄 혐의를 은폐시키기 위해 절대다수의 입법권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쟁으로 이어지고 정치의 본령인 대화와 타협은 실종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마치 시정연설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특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치 사안과 연결 지어 보이콧을 선언하는 것은 너무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국회의 법상 책무마저도 버리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유력 당권주자인 울산출신 김기현(남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국가 예산은 가장 중요한 민생문제”라며 “(민주당이) ‘이재명 지키기’를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겠다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날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 등에 대한 항의 표시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한 가운데 윤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또한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참 무성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혹평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전 세계적 기후 위기와 불평등, 국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안보위기 등이 위급한 상황에서 이를 헤쳐나갈 수 있느냐에 대한 기대나 목표를 갖기에는 너무 부족하고 무성의하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민생과 미래는 없고 권력기관 강화만 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무지·무능·무대책 이미지인데 시정연설도 그와 같은 수준”이라고 거듭 평했다.
‘약자 복지’ 기조와 관련해서도 “노인·청년 일자리 예산, 지역화폐 등 민생예산을 10조원 가까이 삭감하고 겨우 몇 푼 편성하는 것을 약자 복지라고 하는 것을 보며 비정하다 느낀다”고 평가절하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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