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김민재, 37년만의 ‘대학생 천하장사’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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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김민재, 37년만의 ‘대학생 천하장사’ 영예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2.11.14 0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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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울산 울주군 작천정 야외 특설 씨름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에서 울산대학교 김민재 선수가 천하장사를 결정지은 뒤 포효하고 있다. 대학생이 천하장사에 등극한 건 1985년 이만기 전 천하장사 이후 37년만이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대 2학년생인 김민재가 ‘실업 형님’들을 연달아 무너뜨리며 잊혀진 ‘대학생 천하장사’ 타이틀을 소환했다. 대학 선수가 천하장사에 오른 건 1985년 씨름 ‘레전드’ 이만기(경남대) 이후 37년만에 쓰인 대기록이다. 김민재는 이만기, 장지영(인하대·3대 천하장사)에 이어 세번째다.

김민재는 13일 울산 울주군 작천정 야외 특설 씨름 경기장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22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천하장사(140㎏ 이하) 결정전에서 서남근(수원특례시청)에게 3대0 완승을 거뒀다.

5판 3선승제로 진행된 결승전에서 김민재는 첫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서남근의 들배지기 공격을 막아내고 잡채기로 기선을 제압했다. 두번째 경기에서는 자신의 주특기인 들배지기로 선제 공격을 시도한 뒤 잡채기로 연결해 서남근을 모래판에 눕혔다. 이어 들배지기 공격에 이은 왼덧걸이로 세 번째 판까지 따내면서 포효했고 결국 꽃가마에 올랐다. 김민재는 경기 후 우승 트로피와 함께 경기력 향상 지원금 1억원을 받았다.

김민재는 지난 6월 강릉단오장사씨름대회에서 천하장사 출신 김진(증평군청)을 꺾고 대학선수 첫 백두급 정상에 오른 뒤 이번 천하장사 등극으로 모래판 돌풍을 이어갔다.

김민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는다”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즐기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고 오히려 대학생인 저를 상대하는 실업팀 선수들이 긴장했던 것 같다”라며 “나태해지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서 2, 3번 더 천하장사에 오르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전남 장흥 출신의 김민재는 구례중, 여수공고를 졸업한 뒤 울산대에서 주명찬 감독 지도로 급성장한 차세대 백두급 강자이다. 주특기는 들배지기와 밀어치기다.

김민재는 내년부터 실업팀으로 전향한다. 소속팀은 울주 해뜨미씨름단이 아닌 영암민속씨름단이다. 영암씨름단의 김민재 영입을 두고 울산체육의 한계를 드러낸 사건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 우수선수들이 타 지자체 소속으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대학 선수마저 빠져나가는 지경에까지 봉착한 셈이다.

지역 실업팀 관계자는 “인구가 적은 광역시에서 초·중·고·대학에 이은 실업까지의 연계는 중요하다. 특히 보수면에서 격차가 크다보니 선수들에게 인간적으로 호소할 수만은 없다. 올해까지 지원되던 울산시체육회의 전국체전우수선수지원금까지 내년부터 없어지면 우수선수들을 잡아놓을 방법이 없다”면서 선수육성과 연계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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