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방대학, 활로 찾자]항공·반려동물·메타버스…시대 반영한 학과개편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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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지방대학, 활로 찾자]항공·반려동물·메타버스…시대 반영한 학과개편 주효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2.11.16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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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대학교 항공대학 항공정비학과 학생들이 엔진 정비 실습을 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속 전국의 지방대학들이 신입생 유치 등 정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학마다 학과 개편과 신설, 차별화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의 신라대학교와 대구의 영남이공대학교는 이 같은 학과 개편과 차별화 전략 등에서도 선제적이고 재빠르게 대응하면서 경쟁력 강화 및 교육 만족도 제고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부울경 첫 항공대학 신설

부산지역 4년제 종합대학교인 신라대학교(총장 김충석)는 올해 창학 68주년으로 사람 나이로 치면 고희(古稀)를 앞두고 있다. 1954년 부산여자대숙이 모태로 부산여자초급대학(1964년), 부산여자대학교(1992년)를 거쳐 1997년에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면서 교명이 현재의 신라대로 바뀌었다.

지난 9일 찾은 부산 사상구 괘법동 신라대. 사범대·보건복지대·디자인대·항공대학 등 9개의 단과대와 6개의 대학원을 운영중인 신라대는 178만㎡(약 54만평)의 넓은 캠퍼스를 자랑한다. 캠퍼스를 따라 쭉 올라가다 보니 캠퍼스 한 켠에 비행기 격납고가 눈에 들어왔다. 대학 캠퍼스가 아니라 공군비행장 등에서 볼법한 격납고가 캠퍼스에 조성돼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실습공간으로 격납고 내에는 소형 비행기와 헬리콥터 등이 여러대 적치돼 있었다.

배주환 신라대 대외협력팀장은 “항공기와 헬리콥터 등은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것을 구매하거나 기증받은 것”이라며 “이 곳에서 항공대학의 항공정비학과 학생들이 정비 등 실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대는 몇 년 전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학생성공 글로컬대학’을 비전으로 창의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항공·사범·복지분야의 특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항공운항, 항공정비, 항공서비스, 항공물류, 항공교통관리 등 5개학과로 구성된 항공대학은 동남권에서는 최초로 설립됐다. 2018년 항공학부에서 지난해부터 단과대학으로 확대 개편됐다. 내년 졸업생 중 상당수가 취업이 확정됐거나 또 인턴 등으로 근무중이다.

신라대는 또 항공대학 외에도 최근 수요에 맞춰 반려동물학과도 신설했는데, 입학경쟁률이 10대1이 넘을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 영남이공대 대학본부 외벽에 높은 대기업 취업율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영남이공대 대학본부 외벽에 높은 대기업 취업율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트렌드 맞춰 재빠르게 학과 개편

대구 남구 현충로에 소재한 전문대학인 영남이공대학교(총장 이재용)는 지방대학의 위기속에서도 높은 경쟁률과 취업률을 기록하며 수도권대학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실제 영남이공대의 2022학년도 신입생 경쟁률은 8.5대 1로 전년도(5.9대 1)에 비해 더 높아졌다. 특히 2022학년도 수시모집 인원 2071명 중 1838명이 등록해 88.7%의 등록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비수도권 입학정원 1500명 이상 전문대 중 수시 등록률(정원내 기준) 1위다. 취업률도 2018년 71.8%에서 2019년 73.1%, 2020년 73.4%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영남이공대의 높은 입학 경쟁률과 취업률의 배경은 시대 변화와 이에 따른 학생들의 니즈(Needs) 등을 파악해 이를 학과 개편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이공대는 지난해 학생들의 니즈 등을 파악 분석해 기존의 계열 및 전공을 7계열, 3스쿨, 25개과로 전문·세분화했다. 10여년 전 26개 학과를 7개 학부 5개 학과로 한 차례 개편한 데 이어 다시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과가 패션라이브커머스과와 메타버스애니메이션과, 또 글로벌외식산업과 등이다. 패션라이브커머스과는 언택트 시대 생방송 쇼핑호스트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실제와 같은 실습 환경을 캠퍼스에 구축했다. 전 세계 유명 음식 조리법과 호텔·레스토랑·카페 운영 등을 배울수 있는 글로벌외식산업과도 인기를 얻고 있다.

글=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김재원 신라대 항공대학장
김재원 신라대 항공대학장

인터뷰 / 김재원 신라대 항공대학장, “가덕신공항 개항 앞두고 선제 설립”

“가덕신공항 개항 등을 앞두고 항공인력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설립했습니다.”

김재원 신라대 항공대학장은 신라대가 동남권지역에서 처음으로 항공대학을 설립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김 학장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 관련 76%가 부울경지역에 있고, 종사자와 매출액도 70~80%를 차지한다”며 “하지만 부울경지역에 항공산업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이 없어서 수도권 등 타 지역 대학 출신 인력들이 오고 있는데, 지역에 정착하지 않고 결국 수도권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덕신공항이 개항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항공인력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동남권에도 이 분야 단과대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막대한 예산 등으로 설립 당시 학내 우려와 반발이 있었으나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8년에 현대자동차에서 UAM(도심항공교통)을 상용화 하기로 하는 등 이 분야 전망도 밝아서 항공대학을 대학의 대표적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승훈 영남이공대 입학본부장
신승훈 영남이공대 입학본부장

인터뷰 / 신승훈 영남이공대 입학본부장, “교육수요자 니즈 빠르게 파악·반영”

“학생들의 니즈와 최신 트렌드에 맞는 계열 및 학과 개편에 나선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신승훈 영남이공대 입학본부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교육수요자들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교육에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 대학은 학과 개편과 신설로 전문성과 실무능력 갖춘 직업인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기존과의 폐과가 아닌 재편을 통해 신설과의 정원을 마련함으로써 구성원들의 반발도 줄이고 기존 전통있는 과와 신설과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다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공간을 최신식 실습실로 탈바꿈 시키고, 기존 과의 실습실도 리모델링을 통해 학생들의 교육 여건을 개선함으로써 학생들의 교육만족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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