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주자들은 이태원 참사 이후 잠시 주춤했던 당심 표밭갈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울산출신 김기현(남을) 의원은 최근 부산·경주 등에서 당원들을 만나며 영남권 당심을 파고들었다.
중단했던 공부모임 ‘새로운 미래 혁신 24’(새미래)도 재개한다. 오는 24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외교부 기후환경 대사를 맡은 나경원 전 의원이 초청 연사로 나서 ‘인구와 기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특히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 전 의원이 ‘당권 경쟁자’인 김 의원의 공부모임을 찾자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당심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이 당권 무대에서 연대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당권 도전 여부와 관련해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가능성은 열어놓되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김기현 의원은 이날 대통령실의 MBC 취재진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를 비판한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 “야권 측이 없는 일도 있다고 우기고 조작해대는 마당에 그 야권에 편승해 돌팔매를 던져댄다면 당을 같이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닐까 싶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치인은 소신 발언을 할 수 있지만, 유 전 의원의 관심사가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비리 의혹과 국회 전횡이 아니라 지속해서 ‘기승전 윤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철수 의원도 당심잡기 잰걸음에 나섰다. 안 의원은 전날 인천 지역 당원 간담회에 연이어 참석한 데 이어, 종편 시사 프로그램패널로 출연하는 등 ‘고공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지난 17일엔 고양 시민들 앞에서 ‘윤석열 정부의 시대정신과 국정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윤석열 정부의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안 의원은 현 정부 성공에 ‘연대 책임’이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당심에 호소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당내 의원들과 ‘맨투맨’ 만남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첫 원내대표를 지냈던 권성동 의원도 청년 모임 강연 등을 통해 물밑 움직임에 나섰다. 윤상현 의원과 조경태 의원도 지역별 당원 만남을 통해 밑바닥 표심을 다지고 있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경우 최근 취재진과 만나 당대표 출마에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부터 출범을 예고해온 친윤계 의원 모임인 ‘민들레’(민심 들어볼래)가 이름을 바꿔 다음달 초께 본격 활동에 나설 계획이어서 당권 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이름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한 매체의 이름이 ‘민들레’인 탓에 이름을 교체한다고 한다. 현재까지 70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모임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당내 최대 규모의 친윤 모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두수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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