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랭질환, 체온 유지능력 저하…외출땐 방한 철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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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랭질환, 체온 유지능력 저하…외출땐 방한 철저히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2.12.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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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도 동천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저체온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의 체온 유지 능력이 떨어져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의 지난 겨울 절기(2021년 12월~올해 2월)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추정 사망자 9명을 포함해 300명이었다. 그 직전 절기(2020년 12월~2021년 2월)와 비교해 환자 수는 31% 감소했으나, 사망자는 27% 늘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 환자가 47%, 질환별로는 저체온증이 77.7%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저체온증은 한랭질환의 대표적 증상으로, 심부체온이 35℃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추운 날씨에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한랭질환에 대해 박형도 동천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119 구조대 도움 받아야

한랭질환의 원인은 추운 환경에 제대로 된 보온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오래 노출돼 체온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영하 10℃ 이하의 몹시 추운 날에만 한랭질환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춥지 않더라도 옷차림이 과도하게 가볍거나, 눈이나 비가 오는 등의 환경에서는 매서운 추위가 아니라도 한랭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한랭질환은 저체온증과 동상이다. 저체온증은 심부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진 것을 말한다.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점에서 동상과 구분된다. 경증 환자는 몸이 떨리고, 털세움근 수축이 생기면서 흔히 닭살이라고 하는 증상이 생기며 피부가 창백해지고 입술이 청색을 띠게 된다.

기면 상태에 빠지거나 졸려 하고,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중심을 잘 잡지 못하는 증상도 나타난다. 심한 경우 의식이 나빠지면서 혼수상태가 되거나, 부정맥의 유발 등으로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박형도 동천동강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저체온증 환자의 경우 젖은 옷이나 신발을 제거하고, 마른 담요로 덮어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며 “무리하게 옮기거나 처치를 진행하다가 심실세동 등 부정맥이 생길 수 있으므로 119 구조대를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동상 부위 직접 핫팩 붙이면 위험

동상의 경우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심한 추위에 노출된 부위가 얼면서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광택이 나거나 부드러워지며, 따뜻하게 해주면 해당 부위가 붉어지거나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동상 환자는 손상당한 부위를 37~42℃ 정도의 따뜻한 물에 넣어 피부가 말랑말랑해지면서 약간 붉어질 때까지 녹이는 것이 좋다. 이렇게 녹이는 피부에 통증이 있고 피부색이 변하는 등 변화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직접 뜨거운 불이나 핫팩을 직접 동상 부위에 대는 것은 삼가야 한다.

손상이 심하지 않으면 수 시간 후 회복되지만, 심한 손상의 경우 조직이 괴사하면서 물집이 생기거나 조직이 죽어 떨어져 나가는 괴저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적절한 수분 섭취 중요

한랭질환에 특히 취약한 대상은 고령 환자와 음주자이다. 질병관리청 통계에서 한랭질환 환자 중 58.1%, 사망환자의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이다. 고령자는 추위에 대한 신체 방어 기전이 떨어지면서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음주하면 알코올로 인해 인지능력이 떨어져 추위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고, 혈관을 확장해 열 발산을 증가시키며 신경계를 억제해 한랭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주의해야 한다.

겨울이 되면 저체온증이나 동상 관련 내용은 누구나 한번은 들어볼 정도로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한랭질환은 어쩔 수 없는 질환이 아니라, 사전에 주의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심한 추위에 노출을 줄이기 위해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고, 따뜻한 옷차림을 하며 특히 말단부위에 대한 보온을 잘해주면 도움이 된다. 될 수 있는 대로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털모자나 장갑, 목도리 등으로 방한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체온 유지능력과 감지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평소 실내 온도를 적정 수준(18~20℃)으로 유지하고, 내복과 가벼운 외투를 입는 것이 좋다.

박 전문의는 “추위에 마냥 움츠러들기 보다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물을 잘 안 마시게 되는데, 이 경우 혈액 점성이 높아져 심뇌혈관 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원활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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