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최종 협상안’ 제시를 요구한 데 대해 “우리가 최종협상할 수 있는 건 없고, 오히려 민주당이 최종협상안을 내달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 생각을 다 말했고 민주당도 했는데 우리 최종협상안을 내달라는 것은 우리 보고 양보해달란 말”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시한인 오는 15일까지 예산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단독으로 예산 수정안을 처리하겠다며 이날까지 정부·여당에 최종 협상안 제시를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정권 교체해 윤석열 정부가 일하도록 했으면 첫해는 들어줘야 하지 않겠느냐. 그것도 안 들어주면서 자신들 정권 때 안 했던 예산까지 새로 넣겠다는 것이야말로 억지고 무리”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자체 단독 수정안 처리 방침에 대해선 “진짜로 갑질이고 힘자랑이고 나라 재정, 경제를 생각하지 않는 일이다. 후폭풍을 감당 못 할 것이다. 협상하기 위해 꺼낸 말이겠지만 결코 그래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감액만 반영된 민주당의 수정안을 바탕으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최대 쟁점인 법인세와 감액 규모를 절충하는 방안에 대해선 “감액 규모를 늘리자는 것은 감액한 만큼 자신들 예산을 늘리겠단 것”이라며 “법인세는 법인세대로 낮춰주고, 필요한 거 있으면 감액하고, 자신들이 증액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증액하되 그것이 자기들 정권 때도 안 한 일을 해달라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선 “초부자 감세가 결코 아니고, 외국 자본이 들어와서 기업을 만들고 거기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15일에도 예산안 협상이 불발될 경우 대책을 묻자 “거기까지 하자”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경직되게 협상에 나오는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이다. 삼권분립의 경기장에서 레드카드를 받을 만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양보할 차례다. 오늘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길 바란다. 끝내 ‘윤심’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 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내일은 반드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므로 ‘데드라인’은 분명히 오늘까지”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도 세종시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회 다수당으로서 주권자가 부여한 권한을 국민을 위해, 국가 발전을 위해 제대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예산안 야당 단독 처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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