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문화의전당 ‘판박이 공연’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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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문화의전당 ‘판박이 공연’ 우려 목소리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2.12.28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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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중구문화의전당 전경.

전문 공연장을 기치로 운영하는 울산 중구문화의전당의 올해 기획 상설공연 일부가 새로운 공연으로 홍보 해놓고 지난해와 같은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비슷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공연 기획을 위한 예산·기획력 부족으로 판박이 공연으로 돌려막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구문화의전당(관장 한은숙)은 지난 2020년부터 다양한 음악 장르의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음악 공연의 새로운 ‘판’을 열겠다는 취지로 상설 기획공연 ‘아츠홀릭 판’을 열고 있다. 첫해인 2020년에는 재즈 앙상블·발레·피아노 리사이틀·국악 등 6월부터 연말까지 7차례 공연을 열었고, 지난해에도 10차례의 공연이 진행됐다. 올해도 지난 3월 박재홍 피아노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12월까지 10차례 기획공연이 마련됐다. 입장권 수입과 별도로 한해 중구 예산 등 9800만원이 투입되는 자체 사업이다.

그런데 기획공연 ‘아츠홀릭 판’의 일부 공연이 ‘프로그램 이름’만 바꿨을 뿐 클래식 협연만 제외하면 지난해 공연 내용과 절반 이상 유사하게 진행되는 등 기획공연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재탕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5일 있었던 ‘성민제&조윤성 듀오 콘서트’는 ‘두 천재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적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와 재즈피아니스트 조윤성의 듀엣 공연으로 홍보됐다. 하지만 실제 공연에서는 전반부에만 터키행진곡·차르다시 등 클래식 곡을 두 아티스트가 재즈풍으로 연주했고, 후반부는 성민제 없이 지난해 열린 ‘조윤성 퀄텟’ 공연의 출연진인 재즈보컬 고아라, 드러머 신동진, 베이시스트 박제신 등이 출연해 이들로만 구성된 재즈 레퍼토리를 선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공연 예매는 물론이고 당일 공연장 입장 직전까지 아티스트들이 선보일 곡에 대한 설명이나 안내가 없었기에 ‘프로그램 이름’만 보고 듀엣 공연을 기대한 관람객들은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이날 ‘조윤성 퀄텟’은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이라는 공연 취지가 무색하게 재즈로 재해석한 가요·크리스마스 캐럴 등의 곡을 선보였다.

중구문화의전당에는 이전에도 동일한 아티스트가 2년 연속 공연을 선보이는 사례가 있었다. 아츠홀릭 판의 첫해였던 2020년과 2021년 국악 공연팀 이희문 컴퍼니와 프렐류드·놈놈은 ‘한국남자’를 주제로 연말 공연을 펼쳤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동일한 ‘프로그램 이름’으로 진행됐기에 관람객들의 혼선은 크게 없었다.

지난 15일 공연을 관람했던 한 관람객은 “공연 첫 곡이었던 성민제씨의 솔로와 이어진 조윤성·성민제 듀엣은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뒤이어 공연된 재즈팀의 무대는 공연 본래 주제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갸우뚱했다.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라면 공연이 실망스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아츠홀릭 판은 한정된 예산으로 연주력이 뛰어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연주자들을 섭외해 문화의전당 기획·공연 파트 담당자들과 조율을 통해서 공연을 만들어 간다. 문화의전당 기획공연이기에 일정 부분 아티스트와 곡 목록을 조율하는 부분은 있지만, 과도하게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모든 관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아츠홀릭 판 전체 리플릿이 연초에 나온다. 때문에 공연 임박해서야 확정되는 프로그램 내용을 싣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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