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진 것이 없어도 유쾌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 무대에 올려진다.
울산 CK아트홀은 오는 6일부터 2월12일까지 내 집 장만이 하늘에 별 따기인 현시대에 보증금 500만원, 월세 30만원에 살아가는 청춘의 모습을 그린 연극 ‘보증금 오백에 월세 삼십’을 공연한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대학생이나 성공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에겐 꿈을 향한 출발이자 벗어나고 싶은 현실이다. 어쩌면 내 집 장만이 하늘의 별 따기인 씁쓸한 현실 사회를 그대로 보여주는 연극이다. 하지만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웃음이 쏟아진다.

연극은 보증금 500만원, 월세 30만원짜리 돼지빌라 입주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코믹 서스펜스 장르의 극은 생계형 등장인물을 코믹하게, 또 인간미 넘치게 등장시켜 내용을 박진감 넘치게 펼친다.
돼지빌라 입주민들은 7평짜리 원룸에 다닥다닥 붙어살면서 인정 많은 이웃과 부대끼며 정을 나누며 살아간다. 월세를 내지 못해 삶에 허덕이는 ‘허덕’과 억척스럽지만 속은 누구보다 여린 허덕의 부인 ‘흐엉’,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만년 사시준비생 ‘배변’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슈퍼 갑질을 일삼는 빌라 주인아줌마의 느닷없는 사망 소식은 서로를 의심하게 만든다. 범인은 누구인지, 왜 그녀를 죽였는지에 대한 의문이 갈수록 커지고, 극 중 인물들이 가진 가난함은 더욱 선명해진다.
별일 아니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분명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잘 표현해 냈다. 극의 흐름은 물론 명암을 극대화한 조명으로 목격자의 증언 장면을 긴장감 있게 구성한다. 농익은 사투리도 구수하고 통쾌한 욕설과 판토마임 등도 웃음을 자지낸다.
채지윤 CK아트홀 대표는 “연극 ‘보증금 오백에 삼십’은 남녀노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생활 속 이야기로 많은 사람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며 대학로에서 롱런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 을의 처지를 풍자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는 연극으로 공감대를 느낄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입장료 4만원. 단체·청소년 등 40~62.5% 할인. 문의 1533·2704. 전상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