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예산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된 12월 임시국회는 오는 8일 종료된다. 민생정치가 실종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3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만나 윤석열 정부를 ‘폭력적 지배’ ‘민주주의 후퇴’ 등으로 규정한 데 대해 “한 편의 블랙 코미디”라며 이틀 연속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께서 신년에 ‘민주주의 후퇴’를 언급한 것은 잊히고 싶다는 본인의 말씀과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께서 ‘지난 5년간 저런 분을 대통령으로 모셨는가’라는 의아심을 갖게 할 뿐이다. 제발 자중하라”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 역시 ‘폭력적 지배가 난무하는 시대’라는 이 대표의 신년사와 관련,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대안 없는 비난이다. 이 대표와 연관된 사람 4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조폭까지 등장하는 것이 폭력적 시대의 상징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채널A 사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을 언급한 뒤, “폭력적 지배가 난무했던 시대는 문재인 정권 시대였다”며 “부정비리 수사를 두고 폭력적 지배라며 공권력을 비판하는 야당 지도자를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검찰에서 수사 중인 이 대표 관련 사건들을 언급하면서 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일어난 탈원전 정책, 통계 조작 사건 등을 거론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대표가 되면서 민주당은 꼰대, 수구, 기득권에다 부패까지 이미지가 붙었다”고 날을 세웠다.
허은아 의원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입장에선 친문 세력과 연합해 단일 대오로 싸우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가신 것 아닌가”라며 “싸움은 국민만을 위한 싸움이어야지, 본인을 방탄하기 위한 싸움이 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는 여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1월 임시국회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비치고 있다.
‘사법 리스크’로부터 당 대표를 엄호한다는 여론의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일하는 야당’의 모습을 내세워 여권과 차별화를 꾀하고, 대안정당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물가 상승을 비롯한 실물경제 위기, 북한 무인기 침공 등 안보위기를 언급하며 임시회 개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본회의 긴급현안질문과 국방위 청문회로 군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일몰법을 비롯한 민생입법, 정부조직법도 처리해야 한다. 국회의 책무가 이토록 무거운데도 국민의힘은 여당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은 일몰법 중 하나인 안전운임제의 경우 연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장의 혼란이 큰 만큼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임시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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