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싸게 파느니 물려준다’, 울산지역 증여 비중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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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싸게 파느니 물려준다’, 울산지역 증여 비중 급증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1.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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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이 심각한 거래 절벽에 막힌 가운데 지난해 11월 울산지역 주택 증여 비중이 월별 기준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의 주택 증여 비중은 조사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울산의 경우 1년 7개월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3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울산 주택 거래량 총 966건 가운데 증여 건수는 123건으로 전체의 12.7%를 기록했다. 2021년 4월(1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 부동산시장 침체로 주택 거래량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거래량 가운데 증여 비중은 가장 높았던 것이다. 이 가운데 11월 울산 아파트 증여 비중도 10.5%로 2022년 들어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울산의 주택 증여 비중은 9월 4.9%까지 떨어졌지만, 10월 8.6%, 11월 12.7% 등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역대급 거래 절벽으로 일반 매매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집값 하락기를 틈타 상대적으로 증여 수요는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집값이 떨어졌을 때 증여하면 과표가 떨어져 증여세 부담도 줄어든다.

최근 주택 매매시장이 얼어붙어 급매조차 팔리지 않는 것도 증여를 선택하는 요인이다. 시세보다 싼 값에 파느니 차라리 증여세를 내고 자녀 등에 사전 증여를 하는 게 낫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증여로 인한 취득세 기준이 종전 시가표준액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바뀌며 세금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까지 서둘러 증여를 마치려는 수요가 증가했다. 시가표준액은 정부가 부동산에 대한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공시하는 가격(공시지가)으로 통상 시세의 60~70%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이보다 높은 감정평가액이나 매매가 수준으로 취득세를 내야 한다.

전국적으로는 11월 증여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전국 주택 거래량 총 5만5588건 가운데 증여 건수는 7999건으로 전체의 14.4%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 1월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월별 기준으로 최대 비중이다. 특히 11월 증여 비중이 크게 높아지면서 지난해 11월까지 전국 주택 누적 증여비중도 전체 86만2560건중 8만1004건으로 9.4%까지 치솟았다. 10월까지의 누적 최대 기록(9.0%)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취득세 기준 변경 전 증여를 하려는 수요가 12월까지 몰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가 2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을 추진하며 세부담을 줄여줄 예정인데 최근 집값 하락폭이 12월 들어 점점 더 가팔라지면서 증여를 미루거나 보류하려는 움직임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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