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윤(친윤석열)계 당권주자인 울산출신 김기현(남을) 의원은 5일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을 신년인사회 당원특강에서 연사로 나서 “윤석열 대통령과 눈빛만 봐도 서로 뜻이 통하는 사람, 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윤 대통령과 당이 싱크로나이즈, 동기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가출을 해대고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욕하는 인물들이 있다. 당을 같이 하는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이고 용납해서도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준석 전 대표가 후보인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잠적한 일이나, 유승민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우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2017년 탄핵 사태 직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복당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으로 일곱 차례의 고소·고발을 당한 점을 언급, “싸움이 무서워서 숨기 시작하면 윤 대통령이 일하기 힘들다. 앞장서서 싸우는 것이 다음 지도부가 할 일”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특강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유 전 의원이 여러 발언이나 행동들을 볼 때, 당의 커다란 흐름과 배치되기도 한다. 때로는 당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숙고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친윤계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선 “권 의원이 가진 정치적 자산과 역량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희생적·헌신적인 결단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친윤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과의 ‘후보 교통정리’ 가능성을 묻자 “나 전 의원도 저와 거의 비슷한 역량과 공통점, 기반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상호 공감과 소통을 거쳐 윤 대통령 성공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의논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3·8 전당대회의 관전 포인트로 여겨지는 ‘친윤 단일후보론’이 첫 관문을 넘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윤 핵심인 권성동 의원이 이날 전당대회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다.
권 의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1월 초 출마 선언’을 준비하다가 최근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통령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여권 핵심부에서 모종의 ‘교통정리’가 이뤄지면서,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손잡은 김기현 의원으로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권 의원의 불출마로 김 의원이 당내 친윤 그룹에서 한층 힘을 받게 됐음은 명확하다. 그는 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상승세다. 가장 큰 변수는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다. 높은 인지도를 갖춘 나 전 의원은 ‘당원투표 100%’인 이번 전당대회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이다.
한편 수도권 출신 윤상현 의원은 이날 “박정희 정신으로 수도권으로 진격하자”며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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