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신차 구매 계획을 접거나 아예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줄줄이 발생하면서 자동차 영업사원들도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신한·삼성·하나·롯데·우리 등 5개 주요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는 7.3~11.5%(그랜저·현금구매 비율 20%·할부 기간 36개월 기준)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11일 기준 이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리 상단(10.5%)과 비교하면 1%p 상승했다. 3%대였던 작년 초와 비교하면 할부 금리가 1년새 3~4배가량 올랐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계약 시점이 아닌 출고 시점으로 금리가 정해지는 만큼 출고 대기기간 내 계약 취소 사례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지난해 초 차를 계약하고 이달에 차를 인도받는다면 그 사이 이자가 3~4배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약 4800만원인 신형 그랜저를 현금 20% 선납, 나머지는 금리 2%에 36개월 할부로 결제한다고 하면 매달 내야 하는 돈은 112만원이다. 이자만 3년간 총 125만원이다. 하지만 같은 차량을 8% 금리에 구입한다면 매달 122만원을 내야 하고, 3년간 이자는 485만원이다. 1년새 이자금액이 360만원 더 늘어난 것이다.
수입차의 경우 할부 금리 상승 폭이 더욱 가파르다. 지난 6일 B 카드사의 수입차 전용 할부금융상품 금리는 신차 기준 최고 15%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주요 카드사들의 수입차 전용 할부 금리 상단은 12%대였다.
새해에도 카드사들이 ‘디마케팅’(demarketing·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 전략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치솟는 금리에 소비자뿐만 아니라 자역 자동차 영업사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울산 남구의 한 자동차 판매점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 금리는 출고 기준으로 정해지며, 변동금리가 아니라 고정금리인 만큼 금리가 좀 더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매하겠다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과 공급망 차질 여파로 신차 계약에서 출고까지 1년 넘게 대기해야 하는 고객이 많았다. 대기기간이 늘어나면서 고객 관리 기간도 함께 길어져 힘들었는데 금리 인상까지 겹쳐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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