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극복해야 진정한 근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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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극복해야 진정한 근대화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01.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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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궁과 신식 고층빌딩이 공존하는 광화문의 풍경은 이채롭다. 전직 기자 출신 이제상 작가는 이런 광화문을 표지에 내세워 <슈트 입은 조선인-절반의 근대화와 절반의 도전>을 출간했다.

작가는 대한민국의 겉모습은 선진국으로 슈트를 입고 있지만 내면으로는 의식과 태도, 사고방식 등은 중세 조선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책에서 꼬집고 있다.

작가는 엄마의 간섭 없이 개인이 자립하고, 정부의 규제 없이 기업이 자생하며, 중앙의 예속 없이 지방이 자치하는 길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임을 4부 11장에 걸쳐 밝히고 있다.

1부 ‘한국의 지배 운영구조’에서는 오늘날 중앙집권적 정치·행정·경제 체제가 조선의 중앙집권형 지배구조를 계승했음을 보여 준다. 이어 2부 ‘한국인의 세계관과 지식습득방식’에서는 한국인의 사고방식이 조선시대 양반의 사고방식과 닮았고, 공부 방법도 여전히 과거를 준비하던 방식임을 밝히고 있다.

3부 ‘한국 사회의 유인 보상체계’에서는 오늘날 성공하거나 부자가 되는 방식은 조선시대 방식이 여전히 유효함을 지적한다. 시험에 합격해 관료가 되거나 자격증을 얻거나 아니면 땅에 투자하는 지대추구 행위를 선호하고 장려되지만, 창업하거나 기업을 운영하는 이윤추구 행위는 회피하고 죄악시한다. 제4부 ‘한국의 인력양성체제’에서는 개인들이 돌봄을 받는 과정, 교육받는 과정, 노동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의 의식과 문화의 영향을 받아 성장과 독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상 작가는 “조선-대한제국-일제강점기-대한민국으로 이어져 오는 동안 한국 사회는 외부로부터의 근대화는 성공했지만, 내부로부터의 근대화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며 “현재 한국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조선 사회의 제도 의식 문화들이 초래한 것들로 앞으로 진정한 근대화의 완성은 조선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을 철저히 넘어서야 하고, 이에 따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392쪽, 2만3000원, 타임라인.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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