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여권에 따르면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지원을 등에 업고 연일 세몰이에 나서고 있는 울산출신 김기현(남을) 의원과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는 나경원 전 의원측간 공방전이 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대표론’을 내세운 안철수·윤상현 의원도 김 의원 견제에 가세한 양상이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최근 친윤 실세 장제원 의원의 잇따른 공격에 대해 “굉장히 초조함의 발로다. 좀 말조심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나 전 대표가 계속 독보적으로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고 김 의원은 뜨지 않고 하니까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을 하고 있어서 여러 ‘진윤’(진짜 친윤) 의원들이 나서서 나 의원을 공격하고 있는데 부작용이 오히려 더 크다”면서 현재 전대 구도를 ‘진윤과 멀윤(윤석열 대통령과 멀어진 사람들)’이라고 진단했다.
안 의원의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영우 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에 대해 “‘김장연대입니다’ 해서 ‘윤심이 있다’라는 말은 사실 윤심팔이에 지나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김 후보를 찍으면 장 의원이 다 하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상승세에 고무된 듯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자신을 향한 다른 후보 측의 공세를 공연한 트집 잡기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누가 출마하고 안 하고에 관심이 없다. 누가 출마 하든지 김기현이 확실하기 때문에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이다. 대통령과 서로 간에 교감을 이룰 수 있는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공연히 트집 잡기 하면서 윤심후보, 윤심팔이라는 터무니없는 말을 한다”고 지적했다.
‘어대현’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온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빗댄 표현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며 연일 당의 근간인 영남권 당심잡기에 나섰다.
당권 도전 여부를 놓고 장고를 이어 가고 있는 나 전 의원은 이날 저녁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 회동을 했다. 오 시장은 전날 김 의원과 저녁을 함께 한 바 있다.
특히 나 전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서 300억 달러(약 37조2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은 것에 대해 “가슴이 벅차오른다. 정권교체와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끌어낸 성과다. 큰 성과를 끌어낸 윤 대통령께 감사드리며, 남은 일정도 건강히 소화하고 돌아오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친윤계 공세는 적극 받아치면서도 윤 대통령과는 각을 세우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이날 서울 강남갑·서초을·종로 등 서울 시내 당원협의회와 잇달아 간담회를 갖고 ‘수도권 대표론’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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