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CEO포럼]빠른 변화와 기술 개발에 지역건설사 생존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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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CEO포럼]빠른 변화와 기술 개발에 지역건설사 생존이 달렸다
  • 경상일보
  • 승인 2023.01.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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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동 태현건설 전략기획실장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1기

울산은 대도시 인구 집중화로 인한 소규모 도시의 소멸 논란에서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하다. 국가기간산업이 직접적으로 밀집한 산업환경 덕분에 울산은 다른 비슷한 도시들보다 사정은 낫지만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라는 강력한 상수를 고려해본다면 위기 의식을 느끼기에도 늦은 시점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를 비롯한 관련기관들에서 생존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이 연구되고 있겠으나 필자가 몸담고 있는 건설업 측면에서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할 사안들이 있다.

건설분야는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회기반시설인 소위 인프라라고 하는 SOC(Social Overhead Capital)사업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인프라가 얼마나 잘 구축이 되어 있느냐는 정주여건의 간접적인 척도가 된다. 거주하고 생활하는 주변 도시 체계가 얼마나 잘 되어 있고, 경제활동을 하기 위한 기반시설들이 얼마나 잘 분포되어 있는가에 따라 살기 좋은 도시가 결정되는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인구가 적은 소규모 도시일수록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회기반시설은 물론이고 문화·교육·의료 등 편의시설 등에서 인구가 몰리는 대도시들과 선명하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인구가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같은 사회적인 현상들을 보면서 인프라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지역 건설업계의 기술력이 한계가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국내 건설업은 서비스업 또는 유통업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발주자의 의뢰를 받고 건축물이라는 결과물이 생산되면 넘겨준다. 특별한 기술이 없으며 시공기술은 대부분이 유사하다. 주변 건축물들을 보면 대개 비슷한 모양과 모습들을 하고 있는 것이 그러한 이유이다. 비슷한 설계를 적용하고 여기서 지었던 사람들이 저기서 또 짓고 이름만 바꿔가며 반복해서 공장처럼 찍어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아파트 분양하우스만 가도 분명 다른 시공사, 지역, 가격임에도 거의 비슷한 구조나 인테리어를 볼 수 있다. 1층부터 30층까지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가 10개동이 있다면 결국 고층이냐, 저층이냐, 전망이 어떠한가에 따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권리가 좁아진다. 그런데 만약 10개동을 10개의 설계사가 나눠 설계를 하고 각각 다른 구조의 아파트가 올라간다면 수요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 여파로 기술자의 기술력과 창의력은 점점 발전해 나갈 것이다. 더 나아가 기술개발 향상을 위한 국가적인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선진국 못지않은 건축 기술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울산에만 전문·종합 통틀어 수백개의 건설업체가 있다. 이중에 특별한 시공기술을 가진 업체들은 몇 안될 것이다. 더욱이 지방 현장에 국한돼 타지나 타국의 기술들을 들여오는 것이 점점 늦어지고 이를 받아들여 우리가 응용하고 현장에 상용화시킬 수 있는 시기는 더 늦어진다.

미래는 데이터 정보화 시대다. 건설업종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이를 수용하고 발맞춰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3D 업종의 인식이 강한 건설업이 기존 고수하던 아날로그적인 방식들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더 심각한 기술의 한계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변화에 발맞추어 나가야 한다. 대출규제 문제, 원자재 가격 폭등, 이로 인한 공급부족 현상, 인력난 문제, 노조의 파업 및 압박 등으로 크고 작은 건설사들이 줄줄이 도산 및 도산위기에 처한 현실이다.

건설업은 중서민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활동이다. 결국 경기를 살리려면 건설업을 일으켜야 한다. 올해는 금리인상의 여파, 미분양 아파트로 인한 부동산 문제 등으로 수도권이나 대기업에서 받는 타격들이 지역 건설사들로 순차적으로 전해져 올 것이다. 하루빨리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발빠른 변화가 필요하다. 방어적이면서도 공격적인 방법을 강구해 국내 경기를 살리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석동 태현건설 전략기획실장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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