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 vs 0%’…기업체 성과급 희비
상태바
‘1000% vs 0%’…기업체 성과급 희비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2.01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유가와 정제마진 초강세가 이어진 덕분에 호실적을 거둔 정유업계에서는 1000%대의 성과급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조선업계도 수주목표 초과 달성에 100%대의 성과급 봉투를 받아들게 됐다. 하지만 성과급이 아예 나오지 않은 회사도 적지 않다. 타사 대비 적거나 기대치를 밑도는 성과급을 놓고 업종간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 기본급의 1000% 수준의 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했고, GS칼텍스는 기본 연봉의 50%를 이달 지급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도 조만간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이 책정돼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가 높은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시장 불안으로 유가가 오르고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며 국내 정유4사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2조33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이보다 낮을 전망이지만,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금호석유화학그룹 계열사인 금호석유화학은 400% 수준이며,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케미칼부문이 700%, 큐셀부문은 408%로 집계됐다.

철강업체들은 예년 수준만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기본급 300%에 추가로 1300만원을 얹어 지급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600% 수준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HMM은 기본급 대비 6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최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기본급 비중이 높아 성과급이 연봉의 50% 안팎으로 추산된다.

조선업계는 수주목표 초과 달성에도 불구하고 100%대의 성과급 봉투를 받아들게 됐다. 성과급 규모는 전년 대비 늘어났다.

한국조선해양(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과 현대중공업은 기본급의 170%,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각각 182%, 221%의 성과급을 받았다. 기본급의 130~160% 수준이었던 2020년, 2021년과 견줘 30%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에 2021년 3분기 이후 4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연말 성과급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LNG 운반선, 친환경선 시장을 휩쓴 한국조선해양은 239억9000만 달러(약 29조5000만원)를 수주해 목표액의 38%를 초과 달성했다.

노조 협의 이후 성과급을 지급하는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특별격려금 개념으로 현대차와 기아 전직원에 40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올해는 현대로템과 위아·트랜시스 등 계열사 노조에서도 격려금 지급을 요청하며 정의선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은 성과급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영업적자가 유력한 만큼 성과급 대신 상품권이나 격려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당해년도 기업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해 성과급을 책정했을 것”이라면서 “경쟁사 대비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내부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