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50대이상 관절통과 닮아 조기발견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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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 50대이상 관절통과 닮아 조기발견 어려워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02.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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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두호 울산대학교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교수가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영하권 날씨가 이어지면서 우리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에 면역세포 활동에 관여하는 에너지는 부족하게 된다. 그 결과 면역기능이 감소하고,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50대 이상에서는 관절 통증도 심해지는데, 기온이 낮아지면 관절 주변 혈류량 감소로 혈관과 근육이 수축하고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통증을 더 쉽게 느낀다. 간혹 관절 통증이 노화의 과정이라 여기고 방치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 잘못된 방법으로 자가 치료해 병을 키우기도 한다. 이런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 임두호 울산대학교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교수와 함께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알아본다.



◇진행되면 관절 파괴·변형

대부분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관절염을 퇴행성 관절염이라 생각하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병원을 방문해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관절염 모두 관절의 통증을 동반한 염증 질환이다 보니, 차이점을 구분하기 어렵다. 그 정도로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은 증상이 비슷하다. 문제는 류마티스 관절염인데도 불구하고 장시간 방치하거나 잘못된 치료법으로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임두호 울산대학교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무릎 등 관절이 쑤시고 아픈 퇴행성 관절염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괴롭히는 주요 질환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나이 든 사람에게 관절염 의심 증상이 생기면 무조건 퇴행성 관절염일 거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증상에 따라서는 원인과 진행 양상이 전혀 다른 류마티스 관절염일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은 발병 원인부터 다르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에 과도한 부담이 주어지거나 관절을 오래 사용해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뼈와 뼈가 부딪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해 관절을 감싸고 있는 윤활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병이 진행될수록 점차 연골과 뼈로 염증이 퍼져나가면서 관절 파괴와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



◇증상 사라져도 안심 금물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은 증상과 염증 부위에도 차이가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허리와 무릎 등 체중이 많이 실리는 관절에 비대칭적으로 통증이 발생한다. 또 관절을 사용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주로 손가락이나 손목·발목 등 작은 관절에서 통증이 생긴다. 무엇보다 통증의 발생 부위가 일정하지 않고 옮겨 다니며 왼쪽과 오른쪽에 대칭적으로 발생한다. 하루 중 자고 일어났을 때 통증과 뻣뻣함이 가장 심하고, 움직일수록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 자가면역 질환이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에서는 볼 수 없는 피하 결절, 공막염, 혈관염, 간질성 폐렴 등 관절 외 증상이 함께 생기는 경우도 있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은 진행성 질환으로, 보통 발병 후 1년 이내에 관절 변형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빠른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임 교수는 “의심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되면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도 관절 변형이나 기능 손상이 계속 진행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해서 괜찮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조식품, 근본 치료 안 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항류마티스 약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병인과 연관된 물질을 직접 차단하는 ‘종양괴사인자 억제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가 사용되면서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치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벼운 체조, 걷기, 수영 등 적절한 운동 등으로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이 굳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제대로 된 약물치료를 받는 대신 건강보조식품을 약으로 여기고 먹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여 일상생활에 도움을 줄 수는 있으나 근본적 치료가 못 된다.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꾸준한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다스리는 최선의 방법이다.

임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치료 시기를 놓쳐 관절 변형이 진행되면 뒤늦게 약물치료를 한다 해도 원래대로 돌이킬 수 없다”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기에 나이 들어 생기는 질환으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로 병을 이겨 나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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