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오늘 올해 첫 정기연주회…곡 선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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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오늘 올해 첫 정기연주회…곡 선정 논란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02.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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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갈라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되는 24일 열리는 울산시립교향악단의 올해 첫 정기연주 프로그램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립교향악단은 24일 오후 8시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러시아 출신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니콜라이 알렉세예프(사진)의 지휘로 차이콥스키의 ‘Marche Slave, Op.31’(슬라브 행진곡 작품 31)로 첫 무대를 마련한다.

‘슬라브 행진곡’은 화려하고 폭발적인 관현악법과 극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문제는 슬라브 행진곡은 차이콥스키가 1876년 세르비아와 오스만투르크와의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인을 위한 기금 모금 음악회를 위해서 작곡했다는 것이다. 즉 러시아의 민족의식을 자극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무엇보다 이 곡은 바순의 무거운 선율로 시작해 콘트라베이스와 팀파니 반주로 이어지는 평범한 행진곡처럼 느껴지지만, 막바지에 이르면 트롬본과 튜바가 러시아 국가인 ‘신께서 차르를 구원하신다’ 선율을 강하게 부각한다. 이런 곡의 작곡 배경으로 지난해 독일 베를린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슬라브 행진곡’을 연주하려다 ‘교향곡 제1번’으로 교체한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울산시립교향악단 내부에서도 현 상황과 맞지 않다는 의견이 일부 제기됐다.

한 울산시립교향악단 단원은 “음악이 관객에게 전달될 때는 연주가도 사람이기에 자기 생각이나 감정이 투영될 수밖에 없다”며 “차이콥스키의 곡을 연주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첫 정기연주 시점이 전쟁 발발 1주년이라는 점에서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적절하지 못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울산시립교향악단의 공연 소식을 들은 한 시민은 “공연 레퍼토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러시아 출신의 예술감독이 전쟁 1년째가 되는 민감한 시기에 이런 곡을 선정했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전쟁을 미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이는 울산시립교향악단의 대외적 이미지와도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음악은 음악일 뿐 정치와는 무관하기에 차이콥스키와 같은 거장의 곡을 연주하는 것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없다는 의견도 있다.

울산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1주년과 울산시향 정기연주 일자는 우연히 일치하게 일치된 것으로 연주 프로그램 역시 전쟁과 상관 없이 예술성 높은 음악에 차별과 배제 없이 준비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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