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심 맞은 의사의 생애와 다짐, 한권의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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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심 맞은 의사의 생애와 다짐, 한권의 책으로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03.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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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古稀), 칠순(七旬), 종심(從心). 모두 70세를 이르는 말이다. ‘종심’을 지난 노년의 의사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또 살아갈 날을 다짐하는 책을 펴냈다.

울산 중구 중앙동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는 전재기(사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대학병원을 거쳐 자신의 이름을 건 개인 의원에서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40년이 넘게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전재기 원장은 70세를 넘기며 기록을 남기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물이 <종심역을 지나며>라는 문집이다.

<종심역을 지나며>에는 의사가 되고 바빠진 삶 속에서 가족과 친구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이 가득 담겼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치고 싶지만, 이미 먼 길을 떠난 이도 있고, 빛바랜 사진처럼 추억으로만 남은 이들도 있다.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사모곡에서 70세를 넘긴 노년의 신사에게서 여전히 소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 전재기(사진)씨
▲ 전재기(사진)씨

젊은 날의 초상화라는 부제가 붙은 ‘사고의 낙서장’은 친구의 오래된 편지를 비롯해 젊은 시절 진리를 찾기 위해 고뇌했던 순간을 상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20대에 작성한 11편의 시를 시작해 30대 ‘저는 시인이 아닙니다’ ‘정오 비행’ ‘태화강’ ‘태화루’ ‘웃어야 행복하다’ ‘당신의 사랑을 느낍니다’ ‘남해 미조를 알고 계십니까’ ‘그대 보았는가’ ‘인생의 가을’ 등 40여 편이 넘는 시를 남긴 것은 종심이 지나 시조시인으로 등단한 전 원장의 젊은 시절 문학성을 짐작게 한다.

또 책에는 ‘여름 등산’ ‘출근 소묘’ ‘개골산-겨울 금강산’ ‘어떤 입원’ ‘러시아 볼고그라드 고려인 의료봉사기’ ‘소금강산’ ‘걷기’ ‘자전거 라이딩’ ‘사단법인 울산그린닥터스 단상’ ‘종심(從心)역을 지나며’ 등 40여 편의 수필도 수록했다.

이 밖에도 ‘긍정적 사고는 노화 예방약’ ‘5년 생존율’ ‘한미 FTA의 의료 및 의약품 분야에 대한 우려와 기대’ ‘시립 재활 병원 시급’ 등 2006년 본보에 기고한 칼럼도 책에 담았다.

전 원장은 “가족에게도 보여 준 적 없는 나만의 글을 책으로 펴내게 돼서 부끄럽지만, 세월이 더 지나기 전에 기록을 남긴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시조시인으로 2021년 등단한 만큼 시조집도 서둘러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전재기 원장은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대한의사협회 고문으로 울산그린닥터스 초대회장·울산시의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울산그린닥터스 국제의료봉사 10년>을 발간하고, 2019년 ‘오, 예 CD 가곡 1집’을 내놓았다. 440쪽, 1만6000원, 렛츠북.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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