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울산관내에서도 보수색이 강한 남구 나선거구 구의원 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패배한 이유는 어떠한 변명에도 설득력이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때문에 교육감 보선결과와 함께 남구 구의원 보선결과는 내년 4월 22대총선 가도에서 여권인 국민의힘이 원점에서 총체적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권 내부에선 내년 총선의 위기감도 묻어나고 있다. 이대로 다가간 보수의 텃밭인 울산에서 안정권이 아닌 위기국면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구멍뚫린 ‘압도적 공조직’의 허상
교육감 보궐선거는 초반부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사실상 대리전으로 치러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힘 등 지역 여권에선 이번 보선 만큼은 보수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것도 사실이다.
본보취재를 종합하면, 지역출신 국회의원을 비롯한 여권 핵심 인사들은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공직선거법내에서) 보수 후보지원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도 사실이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지역 인사들도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모색하는 등 물밑 지원 모드로 전환했다. 사실상 정당별 공천권 행사는 하지 않았지만 지역 여야 정치권이 물밑에서 전면전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 등 야권 인사들은 바짝 긴장 모드였다. 보수정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1년도 채 안된 상황에다 지역 선출직 공직자를 비롯한 공조직 조차도 국민의힘과 사실상 ‘95대 5’의 비율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시장과 기초단체장, 시구군의회에서 압도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국회의원 1명, 시의원 1명, 기초단체장 1명, 소수의 기초의원 등으로 분포로 돼 있다. 게임으로 비유하면 국민의힘이 ‘10대 0’으로도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결과는 진보진영 천창수 후보 61.94%, 보수진영 김주홍 후보 38.05%로 대참패였다. 막강한 조직력에도 불구하고 보수진영이 참패를 기록한 이면엔 선거때마다 ‘공천티켓 = 당선’의 등식만을 기대는 안주함과 무기력의 합작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초미니 선거구인 남구 구의원 선거에서도 김기현, 이재명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물론 지역 당직자, 국회의원들이 릴레이식으로 총력 지원했다.
납구갑 ‘지역구 전쟁’에서도 국민의힘은 현역 중진 3선 국회의원인 반면, 민주당은 원외 조직위원장에 불과했다. 지역정서에서도 전통적인 보수정서가 강한 곳으로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이 유리한 고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패배한 여러가지 이유 가운데 핵심은 이채익 의원의 조직 장악력, 선거전략, 여론조성의 실패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선 윤 정부의 낮은 여론과 연동돼 있다는 시각도 있으나, 전통보수에다 미니선거구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 보수텃밭 지형 판갈이 노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남구의회 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을 두고, “윤석열 정부의 독주에 울산시민들이 날린 강력한 경고장이자 보수 텃밭의 지형을 판갈이할 변화”라고 판단했다.
울산시당은 6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보여진 민심의 변화는 미약해 보이지만 아주 큰 성과라고 본다. 보수의 텃밭이라 자부하는 울산의 옥동, 신정 4동 기초의회 선거구에서의 민주당 승리는 울산의 정치 지형을 바꿀 새로운 바람”이라며 “흔들리는 대한민국이지만 민심은 제대로 보고, 올바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허니문 기간도 채 끝나지 않은 김기현 당대표는 울산시민의 뼈아픈 심판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울산의 새로운 바람은 우리 민주당에서 더 크고, 더 세차게 일으켜 나갈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선거 민심을 더 겸허히 받들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5 보선결과는 내년 4월 총선의 ‘리트머스’ 성격이 강하다. 여권인 국민의힘이 울산출신 김기현 대표제제에서 ‘집토끼’와 함께 중도외연 확대 전략이 시급한 과제를 안게 됐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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