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조선업계가 미래 선박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 보유를 통해 선박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조선업계 3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261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2163억원) 대비 17.2% 증가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3사 가운데 연구개발비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소요된 연구개발비는 총 1252억원으로, 2021년(925억원) 대비 35.4% 증가했다. 3개 기업 중 유일하게 연간으로 10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처럼 경쟁사 대비 두 배 가량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결과, 친환경선박 시대가 도래한 현재에 관련 수주 성적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 빅3 중 친환경선박 수주량이 가장 많은 조선소다. 올해 수주한 56척의 선박 중 39척이 부가가치가 높은 친환경선박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메탄올과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연료를 활용하는 이중연료 엔진 개발을 시작했다”며 “꾸준한 투자와 연구로 친환경선박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과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연구개발비 추이 | ||||
기업 | 2020년 | 20201년 | 2022년 | 전년대비 증감률 |
HD한국조선해양 | 852억원 | 925억원 | 1252억원 | 35.4% |
삼성중공업 | 502억원 | 515억원 | 615억원 | 19.4% |
대우조선해양 | 722억원 | 723억원 | 745억원 | 3.9% |
합계 | 2076억원 | 2163억원 | 2612억원 | 17.2% |
3개 기업 중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연구개발비 비중이 1%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745억원으로, 2021년(723억원) 대비 3.0% 증가했다. 다만 이 기간 연구개발비 비중은 1.6%에서 1.5%로 0.1%p 소폭 감소했다.
삼성중공업도 전년 대비 연구개발비를 늘렸다. 2020년 502억원에서 2021년 515억원, 2022년 615억원으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이 기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0.7%에서 1.0%로 0.3%p 상승했다.
다만 최근 10년간 HD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의 연구개발비 집행내역을 보면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2013년 4333억원이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2612억원으로 약 40% 줄어든 것이다.
수주절벽으로 대규모 불황에 빠졌던 2018년의 경우 1817억원으로 10년 중 가장 낮았다. 이를 기점으로 조금씩 시장상황이 나아지면서 2019년 2035억원을 기록하는 등 연구개발비가 2000억원대를 넘어서기는 했지만, 2013~2015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선박 시대에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친환경선박 관련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