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덕분에 급매물 거래가 늘면서 울산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두 달 연속 오르고, 상승 폭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2월 울산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 대비 0.26% 올라 1월(0.07%)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연초 규제지역 해제 등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 이후 2월 들어 급매물 거래가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직전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는 상승 거래가 나타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울산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912건으로 전월(535건) 대비 70.5% 상승했다.
5년 평균 거래량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한 수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거래 침체 분위기에 일부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거래량과 실거래가 상승에는 1월 말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건수는 총 11만3000건으로, 기존대출 상환(5만6000건) 목적이 49.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신규 주택구입(4만9000건) 비중도 43%로 만만치 않게 높았다.
2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의 경우 전월 대비 1.08% 올라 작년 4월(0.46%)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으며, 최근 급매물 거래가 증가한 세종의 실거래가 지수가 전월보다 2.99% 올라 제주(2.87%)를 제치고 전국 광역 시도 가운데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런 상승세는 거래량이 늘고 있는 3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계약일 기준)는 이날 기준 967건으로 2월(912건) 거래 건수를 웃돌고 있다. 3월 계약분의 거래 신고 기한은 이달 말까지여서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일부 거래 신고분으로 가집계한 3월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2월 대비 전국이 1.06%, 울산이 0.75% 오르며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7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북구 송정제일풍경채레이크뷰 전용면적 84㎡의 경우 연말과 연초 4억원대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4억6000만원(2층)까지 떨어졌지만, 3월 들어 5억원대로 반등했다. 3월 말 해당면적 14층 매물이 5억6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실거래가 지수 상승을 본격적인 집값 상승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대내외적 불안 요인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실거래가 지수 상승은 급매물 소진 이후 잠시 거래가가 오른 것으로, 호가가 올라 거래가 뜸해지면 다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며 “대세 상승으로 가기에는 아직 글로벌 경제 시장 불안,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 등 악재가 많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