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보조금서 제외, 현대차·기아 대응책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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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보조금서 제외, 현대차·기아 대응책 부심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4.1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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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완성차 브랜드가 미국 정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선정한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에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종이 빠졌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 주행시험장에 총 2조원을 투입,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립하고 있는 만큼 대미수출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 하고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 등은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른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전기차 16종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6종 등 모두 22종의 대상 차종을 발표했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 정부가 현지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최소 50% 이상 사용했을 경우 3750달러, 미국 또는 FTA(자유무역협정)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을 최대 40% 이상 사용 시 3750달러 등 최대 7500달러다.

이번 발표 명단에는 쉐보레와 테슬라,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제조사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들만 이름을 올렸다. 강화된 보조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토요타와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일본과 독일 브랜드는 모두 명단에서 빠졌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 중인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의 경우 ‘북미 생산’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어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이 중국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울산공장에 들여와 배터리의 최종 형태인 배터리팩을 조립한 뒤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 공급해 GV70 전동화 모델을 최종 조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미국과 FTA 체결국이긴 하지만 GV70 배터리는 IRA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때문에 울산공장의 대미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대미수출엔 걸림돌”이라면서도 “수출 전략에 변화를 꾀하는 등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건립 예정인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완공 시기를 애초 목표인 2025년 상반기에서 최대한 당기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IRA 세부 지침상 리스 등 상업용으로 판매되는 전기차는 북미 현지 조립 등의 요건을 적용받지 않아 현대차그룹으로서는 현지 시장에서 리스 비중을 높이는 등 어느 정도의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리스 판매 비중을 30% 이상 수준까지 확대해 보조금 수급 요건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리스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전기차 전용 공장을 최대한 빠르게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장기 계획에 맞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배터리 업체들과 협업해 IRA 배터리 요건을 맞추는 작업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과 미국 내 배터리 수급을 위한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한 현지 공장 신설 등 여러 선택지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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