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울산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역대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등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불안해진 전세 세입자들의 월세전환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확정일자 전·월세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울산지역 전월세 거래량은 806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세 거래량은 3220건(39.9%)다. 올해 1분기 전세비율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이후 분기 기준 가장 적은 수치다.
지난해 1분기(48.7%)와 비교하면 8.8%p나 줄었다. 작년 4분기까지만 하더라도 42.6%로 40%대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전세비중이 더 낮아졌다.
울산 5개 구군 가운데 전세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동구로, 올해 1분기 전월세 거래량 총 955건 가운데 전세 거래는 35.1%인 335건으로 조사됐다.
이어 울주군 37.4%, 북구 38.9%, 남구 40.3%, 중구 46.5% 순이다. 남구와 중구를 제외한 3개 구군이 40%를 넘지 못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중구 번영로서한이다음에서 보증금 2억4100만원, 월세 50만원 계약이 이뤄졌다. 해당 세대는 2018년 2억3000만원 보증금으로 전세계약이 이뤄졌지만, 2년 뒤 보증금이 2억4100만원으로 올랐고, 올해 들어선 월세 50만원을 추가로 납부하게 됐다.
또 인근의 유곡동 에일린의뜰 1차에서도 ‘2억9000만원 전세’가 ‘보증금 1억5500만원·월세 55만원의 월세’ 계약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속에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전세의 위상이 쪼그라드는 등 전세 시장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울산의 아파트 전세 물량은 3682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2232건)보다 64.9%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가 줄을 섰는데 1년도 안 돼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 보니 아파트 전세가율도 하락세다.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은 3월 말 기준으로 72.9%까지 내려갔다. 2021년 4월(7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셋값 급락이 집값 하락을 부추길 정도다.
이처럼 월 주거비용에 대해 세입자들의 셈법은 여전히 복잡한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6% 수준인데 올해 초 기준 울산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연 4.8%다. 기준금리가 뛰면서 전세대출로 나가는 이자보다 월세가 더 싸진 것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는 경우 전세대출 금리가 여전히 5~6%대이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상당하다. 여기에다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등의 문제로 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세 비율은 점점 줄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없는 한 준월세나 준전세 비율 증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