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울산지역 주요 기업들이 이번주 본격적으로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대한유화를 비롯한 정유·석유화학 분야는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곳곳에서 ‘어닝 쇼크’(실적 충격)가 예상된다. 반면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 확대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정유·석유화학 ‘곤두박질’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감소,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것) 악화로 실적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이 나온 정유·석유화학 업종 20개 기업 가운데 3곳은 올해 1분기에 적자를 내고, 12곳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대한유화는 올해 1분기 41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1년 전(22억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1468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관측됐다. 또 S-OIL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5870억 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9%, SK이노베이션(2941억 원)은 82.2%, 롯데정밀화학(444억 원)은 59.7%, 금호석유화학(1125억 원)도 74.9%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 상장사 영업익 1위 유력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는 ‘역대급’ 성적표를 내놓을 전망이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 등극을 예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새 3500억원 늘어난 2조90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는 2조911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289억원) 대비 50.95%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호조에 힘입어 갈수록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5272억원, 지난달에는 2조5620억원이었다. 아울러 자동차 수출이 상승곡선을 그리며 현대모비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43.81% 늘어난 5564억원으로 예상됐다.
배터리 업계도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2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삼성SDI는 전년 동기 대비 18.27% 증가한 3812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조선업, 흑자전환 눈앞
지역 조선업계는 조선업 호황을 타고 수주 행진을 이어가며 1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올해 1분기 컨센서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6% 증가한 2조6742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550억원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개선은 지난 2020년 말부터 글로벌 발주세 회복에 힘입어 증가한 신규 수주 덕분으로 보인다.
조선업황 개선으로 앞으로의 전망은 더 밝다. 신조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3년치 일감이 확보된 만큼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도 가능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들이 3년치 일감을 확보해 선별 수주가 가능하다”며 “하반기에 카타르 2차 LNG선 물량 등 고가 선박 입찰도 남아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