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 제13기 BCS 8강]삶 속의 사진, 사진 속의 삶 - 박진영 사진가
상태바
[경상일보 제13기 BCS 8강]삶 속의 사진, 사진 속의 삶 - 박진영 사진가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3.04.26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24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13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8강에서 박진영 사진가가 ‘삶 속의 사진, 사진 속의 삶’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원전 사고로 주민들이 떠나고 적막만이 남은 공간에서 작가는 사진을 찍었다. 피폭을 막기 위해 방사선 선량계를 지니고 다니면서 사람도 동물도 자취를 감춘 마을의 모습을 담았다.

지난 24일 울산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열린 제13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8강에는 박진영 사진가가 강사로 나서 ‘삶 속의 사진, 사진 속의 삶’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작가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공부했고, 지금은 일본 도쿄에 작업실을 두고 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강연은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박 작가가 자신만의 사진 작업과 작품마다 담긴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지진 피해 지역에서 불타버린 학교의 모습을 담은 사진, 쓰나미에 밀려 망가진 오토바이 사진을 소개하면서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기 위해 지형지물을 옮겨가며 찍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사진은 3차원의 모습을 평면으로 시각화하는 예술이다. 그래서 사실을 곡해하지 않는 선에서는 연출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걸리를 마시고 본드를 흡입하던 비행 청소년들을 찍기 위해 몇 날 며칠 공들인 이야기, 철거되고 남은 절터에서 며칠 뒤면 사라질 불상을 카메라에 담은 일화 등을 소개했다.

최근 10년간 선보인 가족과 관련된 작업 이야기도 들려줬다. 박 작가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위해 어머니가 과거에 가본 곳, 미래에 가고 싶었던 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병원에 계신 어머니를 면회하면 찍어온 사진을 보여드렸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 속에는 아픈 가족사를 갖고 있다. 누구나 삶의 이면을 수습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사진에 관심 있는 청중들 사이에서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박진영 작가는 “좋은 사진작가가 되려면 순발력이 있어야 한다.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하다”면서 “좋은 사진은 예쁜 사진이 아니라 전달력 있고, 울림을 주는 사진이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사진가지만 역설적이게도 사진을 많이 찍지 않는 작가다. 작품을 위한 작업으로는 오랜 고민을 거쳐 촬영하기에 1년에 60컷만을 찍어 그중 3분의1가량을 골라 전시한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