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 아끼려고 농사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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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 아끼려고 농사 시작합니다”
  • 권지혜
  • 승인 2023.04.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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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천곡동에 거주하는 이모(52)씨는 채소, 기타농산물 등 실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물가가 치솟으면서 5인 가족의 생활비가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에 식비라도 아끼기 위해 묵은 밭이나 산을 개간해 농사를 짓고자 지인들을 통해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이씨는 “다행히 좋은 조건의 텃밭이 몇군데 있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며 “남편과 함께 둘러본 뒤 이번주 중으로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북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36)씨는 최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함께 농사 지을 청년 농부(20~34세)를 구한다는 공고글을 올렸다. 김씨는 “2023년을 맞이해 토끼들이 날뛰듯이 물가도 같이 날뛰고 있다”며 “식자재비를 아끼기 위해 같이 농사를 지을 사람을 모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채소, 기타농산물 등 실생활과 밀접한 농산물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식비를 아끼고자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에서 물가상승률이 높은 상위권 품목들은 대부분 농산물이었다.

농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했는데 특히 채소(16.7%)와 기타농산물(10.3%)의 상승률이 높았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당근(77.4%)이 가장 크게 상승했으며 양파(76.9%), 풋고추(66.1%), 생강(47.7%), 파(40.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저렴한 가게를 추천하거나 돈을 아끼는 방법 등을 공유하는 게시글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학생커트 싸게하는 방법 공유합니다’, ‘XX마트에서 물가안정 프로젝트 행사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성비 좋은 맛집 추천합니다’ 등의 게시글은 이날 기준으로 상위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노모(45·남구 무거동)씨는 “예전에는 친목이나 정보 공유가 주였던 커뮤니티가 이제는 물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으로 변신했다”며 “나도 몰랐던 꿀정보들을 알게 돼 평소보다 자주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조리법도 간단한 밀키트도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평소 식사 준비를 직접 하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밀키트 제품 관련 U&A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9명이 밀키트 제품을 먹어본 적이 있고, 응답자들 중 85.5%는 경제적이며 식재료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밀키트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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