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남구 대장아파트 가격이 다시 10억원대에서 거래되는 등 종전보다 오른 가격에 거래가 체결되는 단지가 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남구 문수로2차아이파크 2단지 전용면적 114㎡가 11억5000만원(18층)에 팔렸다. 올해 울산에서 매매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이다.
2020년 체결된 같은 평형대 최고가(14억원)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최근들어 이 단지 인근에서 10억원대 거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말 문수로2차아이파크 1단지 전용면적 114㎡가 10억5000만원(4층)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11억원(15층)에 근접한 수준이며, 한 달 전 체결된 금액(9억5000만원·17층) 보다 1억원이 더 올랐다.
지난해 하락세가 가팔랐던 이들 단지는 올 초 정부의 규제 완화 덕에 거래가 늘면서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1주택자 갈아타기 수요가 늘면서 지역 내 대형 평수 거래도 부쩍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규모별 매매현황을 살펴보면 1분기 울산에서 거래된 전체 아파트 매매량 가운데 7.1%는 86㎡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 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대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지난해 1분기(5.1%)와 비교해 2.0%p가량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태화강 풍림 엑슬루타워 전용면적 223㎡가 11억2000만원(25층)에 거래되기도 했다. 해당 면적에서 매매 거래가 성사된 것은 2년만이다.
무거위브자이 전용 157㎡도 9억3100만원(24층)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면적 매매거래는 2020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직전거래(7억5000만원·1층) 대비 2억원 가량 상승했다.
울산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과 비교해 중대형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한 금전적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집값 하락기에 대형 평수로 수요가 더욱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KB부동산 4월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울산지역 중형(85~102㎡) 아파트 평균가격은 5억4624만원, 대형(135㎡ 이상) 아파트는 7억266만원으로 집계됐다. 울산 중형아파트에서 대형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1억5000만원만 더 있으면 된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중형 아파트가격이 16억5129억원으로, 대형(28억7010만원)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12억원 가량이 더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평균 역시 9억3101만원에서 17억7617만원으로 8억원 가량 더 소요됐다.
또 최근 지방광역시에서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중대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8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5년 동안 지방광역시에서 분양한 중대형 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2만335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분양 가구 수(32만9367가구)의 약 7%에 해당하는 수치다. 울산은 912가구에 그쳤다. 최근 1년간 지방 광역시 중대형 아파트 평균 경쟁률은 10.16대 1로, 같은기간 중소형 아파트 평균 경쟁률(7.49대 1)을 웃돌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중대형 면적이 희소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집값 하락기를 맞아 좀 더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의 넓은 평형대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