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솔로몬의 재판 ‘회란기’ 울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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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솔로몬의 재판 ‘회란기’ 울산에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05.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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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회란기’의 한 장면.

고선웅 연출이 직접 각색하고 연출하는 극공작소 마방진의 연극 ‘회란기’가 울산 관객을 만난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연극 ‘회란기’를 오는 27일과 28일 오후 3시 두 차례에 걸쳐 소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연극 ‘회란기’는 중국 원나라 때인 1200년대 중반 극작가로 명성을 구가하던 이잠부가 쓴 잡극으로, 원제는 ‘포대제지감회란기’(包待制智勘灰闌記)다.

서양의 ‘솔로몬의 재판’과 유사한 ‘한 아이를 두고 자신의 아이라고 다투는 두 여인’의 이야기로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작 ‘코카서스의 백묵원’의 원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연극의 내용은 솔로몬의 재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기생으로 살던 장해당(이서현 분)이 동네 갑부 마원외(견민성·조영규 분)를 사랑해 첩으로 들어가 아들을 낳는다. 그러나 이를 눈엣가시로 여긴 마부인(박주연 분)이 남편을 독살하고 장해당에 뒤집어씌운다. 더군다나 마부인은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장해당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하며 동네 이웃들까지 매수해 거짓 증언을 하도록 한다. 이를 판관 포대제(호산 분)가 석회로 원을 그려 누구의 아이인지 가려내는 이야기다. 700년 전 이야기지만 현재에도 유효한 ‘권선징악’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지난 3월 두산아트센터 공연 당시 관객들로부터 ‘간결한 서사, 위트 있는 연출, 빠짐없는 연기. 안 볼 이유가 없는 연극’ ‘웃음, 눈물, 놀라움, 박수 그리고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을 꼬집으며 권선징악의 결말이 통쾌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 등의 호평을 받았다.

회란기의 연출과 각색을 맡은 고선웅은 2015년 한국 연극계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과 2019년 ‘낙타 상자’로 중국 고전 작품을 선보여 왔다. 연극, 뮤지컬, 창극, 오페라 등 장르를 불문하고 고선웅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담긴 각색으로 연극이 갖고 있는 고전의 풍미를 최대한 살려낼 것에 기대감을 더한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3 공연유통협력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5월12일~13일 광주 광산문화예술회관, 5월20일 경기 하남문화예술회관, 6월2일~3일 서울 금천 금나래아트홀 등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입장료 3만원. 5일까지 예매 30% 및 회원·청소년 등 30~50% 할인. 문의 275·9623.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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