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안전문화 노사가 함께 만들어 가자]바커케미칼코리아·한국바스프 등 ‘20년 무재해’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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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안전문화 노사가 함께 만들어 가자]바커케미칼코리아·한국바스프 등 ‘20년 무재해’ 달성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3.05.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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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의 재해없는 안전한 일터 조성은 우리 사회 당면한 과제다. 지난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됐음에도 전국적으로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는 줄지 않고 여전히 수백건씩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울산은 중후장대형의 산업 특성에다 산단 노후화 등으로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데다 발생 시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유관기관은 물론 산업체 구성원들 스스로의 예방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본보는 창간 34주년을 맞아 산업현장에서 노사가 자율적으로 안전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하고자 우수 안전문화 사업장 사례와 향후 발전적 방향 등을 모색하는 기획물을 3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 작업자가 턱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도색과 함께 안전선을 설치해 놓았다.
▲ 작업자가 턱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도색과 함께 안전선을 설치해 놓았다.

◇‘자율 안전문화’ 바커케미칼코리아

지난달 28일 찾은 울산 남구 성암동 (주)바커케미칼코리아 울산공장. 사무동 건물에 들어서자 1층 로비 벽에 붙어 있는 ‘그룹 안전환경보건 최우선 정책’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모든 작업은 안전환경보건을 최우선으로 하는 목표와 관심을 갖고 실천해야 한다’라는 문구 아래 △생태학적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사업장 운영 등 총 6가지의 안전 관련 이 회사의 정책 소개와 함께 대표이사를 비롯해 공장장, 신입사원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100% 준수할 것을 서약한 친필 서명이 게시됐다.

성태환 바커케미칼코리아 울산공장 이사는 “그룹의 이념이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이기에 안전환경보건을 최우선 가치이자 경영 정책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구성원들 모두가 공유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직접 서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화물차 앞에는 차량의 밀림 방지 및 안전을 위해 붉은 깃발이 달린 스토퍼가 세워져 있다.
▲ 화물차 앞에는 차량의 밀림 방지 및 안전을 위해 붉은 깃발이 달린 스토퍼가 세워져 있다.

이 회사의 안전 최우선 정책은 사업장 곳곳에서 알 수 있다. 우선 방문하는 모든 외부인은 안전 관련 영상 시청을 통해 교육이수증을 발급받아야 출입할 수가 있다. 취재진도 8분 분량의 영상을 시청하고 나서야 취재가 가능했다. 사무동 계단 벽에는 손잡이(안전난간)가 설치돼 있고, ‘뛰지 말것’ ‘넘어짐 주의’ 등의 안내 스티커가 바닥 등에 부착돼 있다. 기본적이고 세심한 부분까지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업하는 현장에서도 턱이 있는 곳은 멀리서도 식별이 가능하도록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도색이 돼있다. 제품 상하차 작업시에는 붉은 깃발이 달린 스토퍼를 화물차 앞에 세우고 나서야만 작업이 가능하다. 물건을 내리거나 실을 때도 작업자가 차량 적재함에서 하면 안되고 추락방지 장치가 설치돼 있는 리프트에서 해야만 한다.

이 회사의 안전 규정은 12개의 PSM(공정안전관리제도) 지침과 130여개 안전표준, 150여개 세부 안전 작업 절차 등으로 체계화 돼 있다. 이는 경영자나 부서장이 바뀌어도 변화 없이 안전규정을 따르도록 시스템으로 정착돼 있다.

▲ 작업 현장에는 시설물과 보행로의 식별이 가능하도록 바닥에 노란색 선을 그어 놓았다.
▲ 작업 현장에는 시설물과 보행로의 식별이 가능하도록 바닥에 노란색 선을 그어 놓았다.


◇울산 기업들 안전문화 조성 팔 걷어

여기에 공장장은 1년간 안전 목표를 수립하고 부서장들에게 안전책임 부여 및 이행 현황 평가와 함께 매월 안전회의를 직접 주관해 실시한다. 또 분기별 안전 활동에 대한 현장 감사와 매주 임직원들과의 안전면담 실시, 철저한 사고조사 및 개선계획 수행 의무 등을 실질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한국바스프 울산화성공장도 선진적인 안전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대표적 사업장이다. 한국바스프는 안전 관련한 엄격한 기본방침뿐아니라 제품의 생산, 수송, 사용, 폐기 전과정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한국바스프 울산화성공장은 2000년 8월29일부터 2020년 8월29일까지 단 한건의 상해 사고가 없었다. 또한 연속 7223일 간의 무재해 기록을 바탕으로 21배수 무재해 목표 달성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며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했던 HD현대중공업도 최근 수 년간 각고의 노력으로 올해 4월초 ‘무(無) 중대재해 1년 달성’ 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월 안전 정책을 총괄하는 안전기획실과 현장 안전을 담당하는 각 사업부 안전 조직을 통합해 안전통합경영실로 개편하고, 현장 안전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의사결정 기구인 안전경영위원회와 안전·생산심의위원회를 신설했다. 또 작년 4월부터는 안전사고 위험이 큰 발판, 조명, 환기 등 ‘3대 안전 시설물 강화 전담팀’도 운영 중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2월초 사내에 안전체험장을 개소해 운영중이다. 이 회사 생산지원관 2층에 225㎡ 규모로 조성된 안전체험장은 생산 현장과 동일한 형태로 장비와 구조물 등을 축소한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7년 연속 중대재해 제로, 재해율 0.133%’라는 안전 목표를 수립하고 ‘노·사·협 상생 안전문화 조성 결의대회’ 등의 여러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글=차형석기자·사진=김도현기자
 

▲ 장성민 바커케미칼코리아 울산공장장은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장성민 바커케미칼코리아 울산공장장은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장성민 바커케미칼코리아 울산공장장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 인식 가져야

사고 은폐보다 문제점 개선이 중요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라는 인식을 갖는게 중요합니다.”

장성민 바커케미칼코리아 울산공장장은 오랜 기간 무재해 달성 요인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바커케미칼코리아는 2000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단 한건의 산업 사고가 없는 무재해 20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 신입사원이 사업장 내 걸어가다가 턱에 걸려 넘어져 어깨가 탈골되는 사고로 무재해 연속 기록은 중단됐으나, 새롭게 다시 도전하고 있다.

장 공장장은 “당시 사고도 어찌보면 개인 부주의에서 비롯된 사고 정도로 다른 회사에서는 넘어갈 사안일 수도 있으나 이 조차도 최고경영자에게 보고가 이뤄지며 은폐는 생각할 수도 없다”며 “오히려 이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회사에서는 안전과 관련해서는 직급의 차이가 없고, 공정에서 불안전한 행동이 있다면 사업주뿐 아니라 근로자도 작업 중지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근로자들도 안전과 관련해서는 불만이 없고, 스스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차형석기자·사진=김도현기자

※※이 기획기사는 안전보건공단의 ‘안전문화 확산 공모사업’을 통해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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