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 울산 산업계 근심...생산원가 올라 가격경쟁력 불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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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 울산 산업계 근심...생산원가 올라 가격경쟁력 불리 우려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5.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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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와 가스의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울산지역 산업계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울산 산업계는 중후장대형 장치 산업 중심으로 에너지 다소비 업체가 밀집해 있는 만큼 전기와 가스 없이 제조 설비 가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16일을 기해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을 MJ(메가줄) 당 1.04원 인상한다고 15일 밝혔다.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은 경기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등에 시달리는 국내 산업계에 부담스러운 소식이다.

실제로 올해 초 울산상공회의소가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지역 산업계 영향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기업의 93.2%가 경영 활동에 부담이 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부담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업체는 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회사 전체 비용(제조원가 또는 생산비용) 대비 전기요금 비율을 묻는 질문에는 10% 미만(52.5%), 10~15%(24.8%), 15~20%(11.9%), 20~25%(5.9%) 그리고 25% 이상(5.0%) 순으로 응답,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인건비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기사용이 많은 철강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부담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로를 쓰는 현대제철의 경우 연간 7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이번 ㎾h당 8원의 추가 전기요금 인상으로 연간 500억원의 전력비가 더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제품가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시간 정제설비를 돌리는 석유화학·정유업계도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을 피하지 못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에너지 비용 절감과 친환경 측면에서 자체적인 에너지 조달 방안을 고민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업계도 전력 사용량 증가가 제품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여러 변수를 함께 따져봐야겠지만, 전기·가스료 인상에 따라 일정 부분 생산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태양광 발전을 활용하는 등 생산 비용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배터리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급속한 전기요금 인상은 예상하지 못한 제조원가 상승 요인이 되며, 글로벌 업체와의 가격 경쟁력에서도 불리한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최근 원자잿값이 크게 오른 데 이어 전기요금까지 대폭 인상되고 있으나 대부분 협력업체의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고금리·고물가와 수출 부진 등으로 국내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에게 매우 부담이다”고 밝혔다.

한편, 경제단체들은 일정 부분 불가피한 조치임을 수긍하면서도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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