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선영의 안다미로 한상]음식으로 체력 보강, 때이른 더위 맞이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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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선영의 안다미로 한상]음식으로 체력 보강, 때이른 더위 맞이 준비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05.31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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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소만이 지나, 오후가 되면 제법 여름을 느낄 수 있는 계절에 접어들었다. 올여름은 예년에 비해 더욱 무더울 것이라는 예보 때문인지, 더위가 한층 더 빨리 찾아온 듯한 느낌이다. 이럴 때일수록, 매일 먹는 음식을 통해 다가올 무더위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 가보면 아직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채소들이 나와 있는데 그중 가장 쉽고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산나물이 바로 취나물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취나물의 종류는 약 60여종에 이르는 데 이 중 식용으로 사용되는 취나물은 총 24종 정도이다. 취는 참취, 곰취, 미역취, 수리취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중 우리가 주로 나물로 먹는 취는 참취와 곰취 종류다. 잎이 연하고 작은 수리취는 주로 강원도 지역에서 떡에 넣어 먹는다.

취나물은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그 효능이 뛰어나 한방에서 약재로 사용하는 나물이기도 하다. 취나물에 함유된 베타카로틴과 사포닌, 다양한 비타민 성분은 염증 관련 질환과 통증, 항암과 항산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봄을 제외한 계절에는 주로 냉동 또는 건조된 취나물이나 시설에서 재배한 취나물이 유통된다. 3월부터 5월까지 야산에서 자란 자연산 생 취나물이 나오는 기간 취나물에 함유된 영양성분을 온전히 섭취할 수 있다.
 

▲ 미삼 전병
▲ 미삼 전병

◇산과 들 지천으로 널린 취나물로 만드는 편수

우리 조상들은 여름이 되면 차갑게 먹는 개성식 만두인 편수를 빚어 시원하게 국으로 먹거나 면에 곁들이곤 했다. 편수는 둥글게 빚는 만두와는 달리 네 귀를 접어 네모난 모양을 만들고, 채소로 만두소를 만들어 차게 먹는 여름 만두라고 할 수 있다.

<간편조선요리제법>(簡便朝鮮料理製法)에서는 “편수는 여름철 음식이다. 냉면과 같이 만두를 차게 만드는 것이다. 밀가루 반죽한 것을 얇게 밀어 네모반듯하게 썰어 만두소를 가운데에 넣고 네 귀를 접어 싼 뒤에 삶아내어 찬물에 건져 식혀서 장국을 식혀 붓는다”고 했다. 야채 소를 넣어 차게 식힌 만두로 더위를 이겨냈던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편수로 때 이른 더위를 맞이해 보자.
 

▲ 취나물로 만든 편수
▲ 취나물로 만든 편수

△취나물 편수 조리법

(재료: 취나물 한 봉지, 조선간장, 참기름, 밀가루 1컵)

취나물 한 주먹과 물 약간을 함께 믹서기에 곱게 갈아 체에 거른다. 체에 거른 밀가루와 소금 한꼬집을 위에서 준비한 채소 물과 함께 반죽해서 냉장고에 한 시간 이상 숙성한다. 남은 취나물을 삶아 참기름, 간장으로 무쳐 만두소를 만든다. 취나물 대신 애호박으로 대체해서 소를 넣어도 맛있다. 숙성한 밀가루 반죽으로 만두피를 만들고, 만들어 둔 취나물 소를 넣어 편수 모양으로 만두를 빚는다. 찜통에서 밀가루 반죽이 투명해질 때까지 찐다. 완성된 만두를 식힌 후 초간장과 곁들여 먹는다.



◇최상의 한약재로 만드는 미삼 전병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약재를 꼽는다면 인삼을 들 수 있다. 인삼은 예로부터 고려인삼이라 불리며, 우리나라와 이웃한 중국, 몽골, 일본에까지 그 약리 효과가 널리 알려져 있었다. 중국과 몽골에서는 고려인삼이 진시황이 애타게 찾아 헤맸던 불사약이라 믿었다. 중국의 의서가 넘어간 일본에서도 천금을 줘야 살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 불리기도 했다.

실제 고려인삼의 가격은 청나라 당시, 일본이나 청나라에서 무게 당 금이나 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곤 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본초학서’(本草學書)인 <신농본초경>에서 우리나라 인삼에 대해 “오장을 보호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눈을 밝게 하고,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오래 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오늘날 과학적으로 밝혀진 인삼의 효능과도 맥락이 같다고 볼 수 있다.

▲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인삼은 한약재 중에서도 최상급 약재로 분류된다. 인삼의 대표적인 약리 성분인 진세노사이드, 즉 인삼의 사포닌 성분의 함량이 가장 높은 시기는 인삼의 개화 시기인 5~6월 무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삼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잔뿌리를 미삼이라고 하여 따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5~6월 사이 나오는 인삼의 잔뿌리를 식재료로 활용하면 따로 인삼을 챙겨 먹지 않아도 인삼의 약리 효과를 밥상에서 챙길 수 있다.


△미삼 전병 조리법

(재료: 미삼(인삼 잔뿌리), 밀가루 1컵, 전분 1작은술, 달걀흰자 1개, 소금, 식용유)

체에 내린 밀가루 1컵에 물 200㎖, 달걀 흰자 1개, 전분 작은술, 소금 약간을 섞어 전병 반죽을 만든다.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약불로 앞, 뒤를 골고루 구워낸다. 미삼은 깨끗이 씻어 입맛에 맞게 참기름과 고추장 또는 조선간장에 버무린다. 준비한 밀가루 전병에 적당량의 미삼 무침을 넣은 뒤, 전병을 말아서 모양을 내준다.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QR코드를 찍으면 조리과정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김은정 인턴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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