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검진 도입 추진
C형 간염은 혈액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주요 감염 경로는 오염된 침, 바늘, 면도기 등이나 문신, 귀 뚫기 등과 같은 침습적 행위이다. 과거에는 수혈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도 많았으나, 1992년 모든 헌혈 혈액에 대해 C형 간염 감시 검사를 시행한 이후 수혈을 통한 감염은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 또 매우 드문 확률이지만, 감염된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수직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C형 간염에 걸려도 대부분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이 질환은 건강검진 등으로 우연히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의 경우 피로감, 소화불량, 상복부의 불편감, 황달 등이 나타나기는 한다.
이처럼 대부분 C형 간염 환자가 증상이 없어 검사하지 않으면 질환에 걸렸는지 알 수 없다. C형 간염을 진단하기 위해 간 기능 검사나 간염 바이러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 검사를 시행한다.
최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공동 수행한 ‘한국 C형 간염 코호트 연구’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를 활용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 검진 항목에 C형 간염 항체 검사를 40~65세 인구를 대상으로 1회 선별검사를 실시할 경우 검사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약 355만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C형 간염에 대한 선별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완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C형 간염에 걸렸으면 필요에 따라 간 조직검사를 시행해 간 질환의 정도를 파악한다”며 “간 기능 검사의 이상 정도와 조직 내 염증의 빈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지만, 만성 C형 간염 환자는 3~6개월에 한 번씩 혈액 검사와 함께 초음파, CT를 시행해 간 상태와 복부 장기의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태 따라 같은 약도 차이
C형 간염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간기능 수치(GOT, GPT)가 높거나, 정상이라도 조직검사 결과 염증이나 섬유화가 심한 경우다. 치료는 주사제인 ‘인터페론 알파’를 주 3회 주사하고 경구약제인 리바비린을 매일 복용하는 병합 치료로 50% 정도의 환자가 치료된다.
최근에는 기존 인터페론보다 효과가 좋고 간편한 ‘페그 인터페론’이 개발돼 주 1회 주사와 리바비린의 병합 투여로 높은 치료 효과를 보고 있다. 같은 약제라도 환자의 상태와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효과에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에 많은 유전자 1형은 치료율이 50% 정도로 2, 3형에 비해 치료 효과가 적고 치료 후 재발되는 경우도 많아 1년 정도 치료받아야 한다. 그러나 유전자 2, 3형은 치료율이 80~90% 이상으로 치료 효과가 좋아 6개월 치료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의 경우 치료 과정에서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나 불안·우울증·백혈구와 혈소판 수치의 감소, 빈혈, 식욕저하, 탈모, 체중감소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휴식이 중요
C형 간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고 면역 글로불린도 없다. 이에 체액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주사기는 반드시 일회용을 사용해야 하며 성적 접촉 시에는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침을 맞거나 문신과 피어싱을 할 때도 반드시 소독된 도구 이용이 필수다. 그 외에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 혈액에 오염될 수 있는 모든 물건이 간염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고 주의해야 한다.
이 전문의는 “C형 간염에 걸린 경우 악화기나 급성기에 과도한 신체 활동을 하면 회복을 느리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며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아울러 각종 의약품이나 한약, 건강식품 등은 간염의 경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복용 여부를 전문의와 상담하도록 하고 혈액 등의 체액에 의해 가족 등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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