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대표는 15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가 ‘험지’로 출마하거나 불출마 결단을 내릴 생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의 이러한 언급은 자신의 4선 지역구인 울산남을 출마에서부터 비례대표로의 전환, 이른바 ‘험지’출마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결단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상 자신의 출마 선택지가 울산남을이 아닌, 다른 방향을 적극 검토중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읽혀진다.
특히,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 3년차 중간평가 성격으로 김기현 지도부로선 과반의 마지노선인 최소 153석, 최대 163석을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과반 확보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선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TK)을 비롯해 울산·부산·경남 등 동남권의 현역 물갈이폭이 클 수밖에 없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구나 영남권 물갈이를 위해선 김 대표 자신부터 ‘살신성인’의 자세로 지역구를 비워야 하는 중대 기로에 직면하게 되고, 결단의 시점은 ‘가장 유효 적절한 시기’라고 밝힘에 따라 총선기획단 등이 출범할 즈음 절묘한 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또 공천기준에 대해선 “능력 중심의 민심 공천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하고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하고, 공천 과정에 사심 개입이 배제되도록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대통령실이나 내각 등의 검사 출신 인사들이 대거 공천받는 ‘검사 공천’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터무니없는 억측”이라며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취임 100일인 오늘은 2024년 4월10일에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정확히 300일 앞둔 날이기도 하다. 작년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이 ‘공정과 정의’였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시대정신은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권이 교체됐지만,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가진 의회 권력 지형을 ‘여대야소’로 바꿔 윤석열 정부의 개혁과제를 완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혀진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집값 폭등, 전·월세난, 일자리 증발, 세금폭탄, 소득주도성장, 정부 보조금 빼먹기, 건폭, 원전폐기 등 지난 정권의 ‘비정상’ 사례를 열거한 뒤 “무능한 지난 민주당 정권이 추진했던 그릇된 정책들은 부메랑이 돼 지금 우리 국민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민생과 국익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 진영논리가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올바른 인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등 나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야 할 올바른 길은 흔들림 없이 결연히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총선 승리 복안을 묻는 말에 “도깨비 방망이식 비결, 이런 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처럼 사이다식 정치로 일시적 눈가림을 해서 정치하는 건 금방 들통난다. 꾸준히 진정성을 갖고 숙성시키는 ‘와인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 100일이 당내 혼란을 극복해 당을 안정화하는 데 방점을 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외연 확장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의도 제1당이 ‘중도·무당층’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들께서 우리 정치에 등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각종 불법과 부정부패, 비위 등 도덕 불감증에 기인한다”며 당의 도덕성 확립을 강조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